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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프리즘] 안철수, '이유미 폭탄' 잊고 '드루킹 트라우마' 앓이 중?

  • 정치 | 2018-04-17 01:00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최근 논란이 된 드루킹 댓글 사건과 관련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최근 논란이 된 드루킹 댓글 사건과 관련 "민주당에서 개인의 일탈이라고 표현했으나 이건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직범죄와 공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안 위원장이 15일 경기도 파주 느룹나무출판사 앞에서 민주당 댓글 공작 규탄 관련 기자회견 당시. /파주=이새롬 기자

'드루킹은 문재인'→'이유미는 안철수' 책임론으로…安측 "이미 끝난 일"

[더팩트 | 국회=김소희 기자]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 2017년 4월 대선 토론 당시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현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가 온라인상에서 꾸준히 제기된 'MB(이명박) 아바타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안 위원장은 당시 관련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고, 직접 'MB 아바타설'을 입에 올리며 돌파구를 찾았다. 결과는 숱한 패러디만 남겼다.

지난 14일 'MB 아바타설'을 제기한 '드루킹(김 모 씨)'이 친여 성향의 댓글 조작 의혹을 받은 블로거로 밝혀졌다. 김 씨는 2012년 당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안철수 후보를 향해 "안철수가 문재인과 결합하는 것은 MB의 부활"이라고 주장했다. 2016년에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안철수의 신당에 MB가 자금줄을 댔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2009년부터 2년 연속 파워블로그에 선정된 김 씨의 블로그는 누적 방문객 수가 986만 명이 넘는다. 김 씨의 주장은 SNS를 타고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리고 이 주장은 2017년 대선 과정에서 이른바 '안철수 MB 아바타설'로 등장했다.

현재 구속 중인 김 씨가 지난해 대선 정국에서 당시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씨가 댓글 조작을 통해 지난 대선에서도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이에 'MB 아바타설'의 최대 피해자(?)인 안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복심(腹心)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씨의 배후에서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판을 짰다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안 위원장은 15일 오전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민주당원들이 댓글 조작을 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 파주출판도시 느릅나무 출판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리고 지난 대통령 선거를 '부정선거'로 규정하며 "민주당에서 개인의 일탈이라고 표현했으나 이건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직범죄와 공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8일 제19대 대통령선거 투표를 하루 앞두고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시민들에게 지지유세를 하던 당시./이덕인 기자
사진은 지난해 5월 8일 제19대 대통령선거 투표를 하루 앞두고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시민들에게 지지유세를 하던 당시./이덕인 기자

◆ '대선 불복'?…安 "개인적인 관심 아니다"

바른미래당과 안 위원장에게 이번 '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은 손 놓고 볼 수 없는 문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9일 실시된 19대 대선에서 1342만3800표(41.08%)의 지지로 대통령에 선출됐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785만2849표(24.03%),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는 699만8342표(21.41%)를 얻었다. 대선 이후 안 위원장이 3등에 그친 건 'MB 아바타설'로 이미지 타격을 입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바른미래당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에도 댓글 조작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본질은 대선 때와 대선 이후에 댓글 공작을 한 김 씨와 당시 문재인 후보 사이에 어떤 추악한 거래가 있었느냐는 것"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어떤 댓글 공작으로 민주주의를 훼손했는지 우리 당은 끝까지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했다.

특히 안 위원장이 지난 대통령 선거를 '부정선거'로 규정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안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씨가) 도대체 어떤 역할을 했길래 그런 큰 요구를 했는가. 자원봉사자가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요구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심을 많은 국민이 하고 있다"며 "(대선 때) 김경수 의원이 (김 씨의 활동에 대해)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알리지 않았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대선 불복'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 믿는다"며 "지금 현재도 아주 많은 증거가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저는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 관심이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이것 자체가 여론조작이고 부정선거"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의 '취업 특혜 의혹 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 (왼쪽)씨와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하던 당시. /남윤호 기자
사진은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의 '취업 특혜 의혹 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 (왼쪽)씨와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하던 당시. /남윤호 기자

◆ '문준용 제보 조작 사건' 수면 위로

한편으로는 이번 '드루킹'의 댓글 조작 의혹이 지난해 '문준용 제보 조작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사건은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 당원이었던 이유미 씨가 지난 대선 기간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입사에 문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문 씨의 동료 제보를 조작한 혐의를 받은 사건이다.

국민의당 선대위 '2030 희망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이 씨에게 준용 씨의 특혜채용 의혹을 뒷받침할 녹취록을 구해오라고 수차례 요구한 뒤 조작된 자료를 공명선거추진단에 넘겨 공개하도록 한 혐의를 받았다. 이 씨는 이 전 최고위원에게 준용 씨 학교 동료를 자처한 익명 제보자의 음성변조 증언 파일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조작해 제공했다.

당시 안 위원장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제보를 조작한 당사자 이 씨와 이를 제보받아 당에 알린 이 전 최고위원 모두 친(親)안철수 인사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씨는 2011년 '청춘콘서트'를 돕는 것으로 시작해 2012년 대선 때 '진심캠프'에도 참여하며 당내에선 '친 안철수계'로 꼽혀 왔다. 2013년에는 안 전 대표의 이름이 들어간 대선 회고록을 썼고, 지난해 20대 총선 때는 공천 신청을 하면서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안 전 대표에게 수업을 들었다'며 사제간 인연을 강조했다.

이런 이 씨가 제보 조작을 지시했다고 지목한 이 전 최고위원도 IT 전문가 출신으로 국민의당 창당 당시 안 전 대표가 직접 영입한 1호 인사다. 이러다 보니 당시 당 내부에서는 안 전 대표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12일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전 대표가 당사에서 문준용 씨 취업특혜 의혹 '제보 조작' 논란 관련에 대해 입장을 밝힌 뒤 고개를 숙이는 모습. /문병희 기자
사진은 지난해 7월 12일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전 대표가 당사에서 문준용 씨 취업특혜 의혹 '제보 조작' 논란 관련에 대해 입장을 밝힌 뒤 고개를 숙이는 모습. /문병희 기자

결국, 안 위원장은 '문준용 제보 조작 사건'이 불거진 후 16일 만인 지난해 7월 12일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그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 숙였다. 안 위원장은 "이번 사건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은 전적으로 후보였던 제게 있다"며 "모든 짐은 짊어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준용 씨 의혹제보 조작 사건을 조사했다. 진상조사단은 이 씨의 단독 범행이라고 결론을 내렸고, 안 위원장도 사전에 조작 사실을 몰랐으며 당 고위관계자 누구도 이와 무관하다고 발표했다.

드루킹 사건 의혹을 제기하면서 준용 씨 제보조작 관련 의혹이 또다시 수면 위로 오르자 안 위원장 측 핵심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유미 씨 사건은 이유미 씨와 재판을 받은 분들 선에서 끝난 일인데, 이같은 의혹이 나오는 것은 민주당이나 여권에서 물타기 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경수 의원은 늘 문재인 대통령 옆에 있지 않았느냐"며 "일본 대사나 총영사를 요구했을 정도면 무언가 공을 세울 정도로 일을 한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보고가 됐을 것이라는 판단이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ks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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