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드루킹 연루' 선 긋던 靑 '돌연 인정'
[더팩트ㅣ국회=이철영 기자]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드루킹' 연루 의혹과 선을 긋던 청와대가 16일 "인사수석실로 추천이 들어왔다"고 태도를 바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이후 김경수 민주당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김 모(필명 드루킹) 씨의 인사 추천을 받고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밝히자 이같이 그동안 유지했던 선 긋기에서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이 드루킹이 추천한 인사를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기자회견 내용을 묻자 "김경수 의원 얘기대로 인사수석실로 추천이 들어왔다. 그래서 인사수석실에서 자체 검증을 했으나 요청한 오사카 총영사 자리에 부적합하다고 생각해서 기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사 추천 시기와 드루킹의 존재 등과 관련해서도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경수 의원이 2월에 드루킹이란 사람으로부터 일종의 압박을 받은 뒤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해 연락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 관계자가 추천인에게 오사카 총영사 관련해 약 한 시간 동안 만났다"면서 "만났는데 여전히 인사 문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게 전부"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현안점검 회의에서) 보도에 대한보고만 있었고, 논의는 없었다"며 "청와대가 논의할 사안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었다.
그러나 청와대가 김 의원이 직접 드루킹이 추천한 인사를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밝히자 "추천이 들어왔다"고 답한 것은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향후 정치권으로부터 인사청탁은 물론, 청와대가 알았으면서도 문제를 감췄다는 비판이 불가피해 보인다.
앞서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대선을 치른 뒤 김 씨가 (의원) 회관으로 찾아와서 자기들이 인사를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 문재인 정부는 열린 인사 추천 시스템이니 좋은 분이 있으면 추천하면 전달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 씨가) 지금 보도가 나오는 오사카 총영사로 한 분을 추천했고, 청와대 인사수석실로 전달했다"며 "청와대에서 오사카 총영사 자리는 일반적인 영사와 달라서 규모도 크고 최소 정무적 경험이 있거나 외교 경력이 있는 분이 가야 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모자라 어렵다고 연락을 받았고, 그대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정수석실 인사 얘기도 나왔는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고 그 이후 거리를 뒀다. '이건 안 되겠다' 싶어 청와대 민정비서실에 이런 상황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과 김 씨는 메시지만 주고받았던 사이는 아니었다. 김 의원은 실제 김 씨를 만났고, 문제의 경기도 파주 사무실에도 직접 찾아갔다.
김 의원은 "2016년 총선 이후 드루킹 등 몇 사람이 의원회관으로 찾아와 문재인 대통령을 대선에서 돕고 싶다면서 저에게 강연해달라고 했다"며 "강연 일정이 안 나 어렵겠다고 했더니 파주 사무실에 방문해 줄 수 있겠냐고 해서 가을에 파주에 있는 사무실을 찾아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건 정치 참여에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우리 시민들과 국민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한다. 일부의 이탈 행위에 대해서까지 그 배후에 제가 있거나 연루된 것처럼 악의적인 정보가 흘러나오고 그것이 또 사실 확인도 없이 보도되고, 의혹이 부풀려지고 있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