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해임했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비둘기파(온건파)'인 그를 전격 해임하면서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틸러슨 해임 사실을 밝히며, "틸러슨의 봉직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후임엔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내정했다.
틸러슨 장관의 경질 가능성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국무장관은 대북 정책을 놓고 끊임없이 충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틸러슨 장관이 지난해 9월 중국 방문 기간 "북한과 2~3개 정도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 그들과 대화할 수 있고 대화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훌륭한 국무부 장관인 렉스 틸러슨에게 그가 '리틀 로켓맨'(김정은)과 협상을 시도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공개 '면박'을 주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틸러슨 장관이 "전제조건 없이 기꺼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하겠다"고 하자 백악관이 나서서 "지금은 대화할 시간이 아니다"면서 다시 한 번 균열을 노출했다.
뉴욕타임스는 틸러슨 장관 해임에 대해 "가장 무력한 국무장관 중 한 명이었지만, 트럼프 정부에서 현실적 목소리를 내고 북핵 문제에 외교적 해법을 주장한 그의 퇴장은 유감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틸러슨이 북한에 비밀협상을 제안한 것에 트럼프가 분노를 폭발시킨 배경에는 문재인 대통령과도 관계가 있었다. 북미대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물밑작업을 해오던 문 대통령은 백악관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틸러슨은 자신의 북한과의 비밀협상 제안에 한국이 어떻게 반응할 지 고려하지 못한 결정으로 외교 주무장관으로서의 미숙함을 드러내 국무부 내부에서도 고립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틸러슨 장관의 후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 후임 폼페이오 국장은 대북 '매파(강경파)'로 알려진 인물이다. 외교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5월 첫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변화를 꾀한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4월 남북회담과 5월 북미회담을 중재한 우리 정부로선 여러 혼선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16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 진행 여부도 불투명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오는 16일 틸러슨 장관과 양자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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