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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직 사퇴' 민병두 의원 부인 "자신에게 엄격함 실천하는 길"

  • 정치 | 2018-03-11 00:00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더팩트DB

"시시비비는 나중에 가려도 될 것 같고, 위로하고 보듬을 것"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했던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년 전 성추행 의혹에 의원직 사퇴를 알렸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정봉주 전 의원에 이어 민병두 의원까지 성 추문이 터지면서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10일 뉴스타파는 지난 2008년 민 의원이 한 노래방에서 성추행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08년 히말라야 트래킹 여행을 갔다가 그곳에서 민 의원을 알게 된 후 시사 이야기를 하며 친구처럼 지냈다. A 씨는 이후 3~4차례 만났고, 그해 5월 노래방에서 민 의원이 갑자기 키스했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이날 자신을 향한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그분이 상처를 받았다면 경우가 어찌 됐든 죄송한 마음"이라며 "그분이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그러나 저는 정치를 하면서 한 인간으로서 저 자신에게 항상 엄격했다. 제가 모르는 자그마한 잘못이라도 있다면 항상 의원직을 내려놓을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의원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민 의원은 A 씨의 주장이 자신의 기억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민 의원은 "제가 기억하기로는 노래방 계산도 그 당시에 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내가 했을 리가 없는데 누가 냈는지 확인했더니, 그분이 했다고 한다"며 "그 후 제가 전화를 했다는 것인데, 나는 인터넷신문 창간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전화를 한 것이었고, 반응이 없어서 상대방이 관심이 없다고 판단했다. 더 이상의 교류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민병두 의원의 부인 목혜정 씨는 SNS에
민병두 의원의 부인 목혜정 씨는 SNS에 "남편을 위로하고 보듬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월 17일 민 의원이 '2018 여성계 신년 하례회'에 참석해 덕담을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민 의원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그렇게 도덕과 인권을 내세웠던 현 정부 여당의 잇따른 성폭력 문제를 보며 그 추잡한 이중성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민 의원에 대한 폭로 내용대로 노래방 문을 테이블로 막고 추행한 것을 보면 그의 행동은 다분히 몸에 익은 상습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여당의 끝 모를 성폭력 문제는 더 이상 꼬리자르기식으로 해결될 수준을 넘어섰다. 정부 여당은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만들겠다는 과욕을 내려두고 정상적인 인성을 만들기 위한 당내 성교육부터 진행해주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정치권과 인터넷 등으로 논란이 확산하자 민 의원의 아내 목혜정 씨는 SNS에 글을 게재하며 "저는 남편을 위로하고 보듬기로 했다"고 밝혔다.

목 씨는 "이런 일로 아내가 공개적으로 글을 쓰는 것은 처음일 것"이라며 "그 여성분이 기분 나쁜 일이 있었다면 물론 잘못이고 사과해야 할 것이다. 일회성 실수라도 사과해야 마땅하다. 권력형 성추행, 성폭력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는 궁색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목 씨는 민 의원의 성격이 수줍음도 많고 강직한 삶의 기준을 가지고 있어 조금만 잘못해도 성당에서 고백성사를 보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일이 완전 잘못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남편의 성격과 강직성을 알고 있기에 한 번의 실수로 부부간에 용서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기사가 난 직후 남편이 전화를 걸어 의원직까지 내놓겠다고 동의해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1초도 망설이지 않았다.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목 씨는 "시시비비는 나중에 가려도 될 것 같고, 의원직은 사퇴하는 것이 자신에게의 엄격함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믿는다"며 "저는 남편을 위로하고 보듬기로 했다. 저와 남편을 아는 분들, 남편의 성격과 그간의 태도를 봐오신 분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 믿고 이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 의원은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 18대 총선에서는 낙선했지만 19대 총선에서는 서울 동대문을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맞대결을 벌여 승리했고, 20대 총선에서 3선에 성공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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