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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국민' 정청래 "SNS 속 민심 정확히 보면 정국이 보인다"

  • 정치 | 2018-02-16 00:05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손혜원 의원 후원회 사무실에서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마포=남용희 기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손혜원 의원 후원회 사무실에서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마포=남용희 기자

"설 연휴 동안 종교·정치 얘기 말고 못 나눴던 대화하세요"

[더팩트ㅣ마포=신진환 기자] "국민과 소통하면 '국민 보좌관'이 생긴다."

정청래(53)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뭇 진지하게 이처럼 말했다.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치인' 정청래였다. 국민과 소통하는 창구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다.

무릇 정치인은 '배지'를 달고 있지 않으면 조금씩 잊히기 마련이다. 아무래도 국민의 관심사에서 빗겨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현역 프리미엄'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원외에 머물면서도 꾸준히 사랑받는 정치인이 있다. 굵직한 국내 현안과 관련해 끊임없이 제 목소리를 내는 정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어떻게 국민의 관심 대상이 됐을까. 그에게는 SNS라는 '무기'가 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손혜원 의원 후원회 사무실에서 정 전 의원을 만나 SNS와 정치 등에 관해 약 1시간 30분 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손혜원 의원 후원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활발한 SNS 활동을 통해 '국민 보좌관'을 얻었다고 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책을 집필하고 있는 정 전 의원을 위해 관계 출판사가 '대한민국 국민 정청래'의 글이 쓰인 명함을 만들어 줬다고 한다. /마포=남용희 기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손혜원 의원 후원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활발한 SNS 활동을 통해 '국민 보좌관'을 얻었다고 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책을 집필하고 있는 정 전 의원을 위해 관계 출판사가 '대한민국 국민 정청래'의 글이 쓰인 명함을 만들어 줬다고 한다. /마포=남용희 기자

◆ "가슴을 열고 다가가야 국민도 마음의 문을 연다"

이날 후원회장 사무실을 들어서자 정 전 의원은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대뜸 "질의서 없습니까?"라고 물었다. 갑작스러운 애드립에 취재진은 일순간 '빵' 터졌다. "없다. 직격인터뷰다"라는 대답에 "그래 알았어요"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다. 소탈한 그의 모습도 잠시, 자리에 앉아 인터뷰에 들어가자 진지한 자세로 임했다.

정 전 의원의 SNS를 살펴보면 무거운 현안에 대해 재미있게 소신을 밝히는 글이나 사진, 영상물이 눈에 띈다. 예를 들면 그는 최근 보수세력의 '종북몰이'에 빨간 커피잔을 든 그가 고개를 왼쪽으로 기울인 사진을 올려 속칭 '좌빨'을 비꼬았다. '정청래식'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원래 재밌는 사람이냐는 질문에 즉각 'No'를 외치며 "딱딱하고 보수적이었다"고 했다. 이어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활동을 하면서 '수평적 리더십'이라는 말이 머릿속에 들어왔다. 될 수 있으면 나부터 가슴을 열고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그 사람도 마음의 문을 연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과 같이 웃고 울고 하는 것을 목적의식적으로 노력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노력하지 않아도 몸에 벴다"면서 과거를 회상했다.

잠시 생각을 정리하던 정 전 의원은 "2004년 제가 초선의원이 됐을 때 제 모토가 귀가 즐거운 정치, 눈이 즐거운 정치였다. 정치도 재밌어야 한다. 재미가 있으면 그 의미를 쉽게 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은 '국민'을 유독 많이 얘기했다. 그에게 있어서 국민이란 무엇일까. "국민은 대한민국 헌법이다. 헌법 130개 조항 중 권력이라는 말은 딱 한 번(1조2항) 나오는데, 권력자는 국민밖에 없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권력을 위임받은 것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손혜원 의원 후원회 사무실에서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살펴보고 있다. /마포=남용희 기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손혜원 의원 후원회 사무실에서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살펴보고 있다. /마포=남용희 기자

◆ 서울시장 경선 출마?…국민 판단에 맡겼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세평에 오르내렸던 정 전 의원은 지난 1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 과정에서 출마 여부를 조심스럽게 국민에 물어봤다고 한다. 출마 지지와 반대가 있었는데, 결국엔 후자 쪽을 선택했다는 게 그의 얘기다. 그 이면에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민주당을 향한 그의 마음이 깔려 있었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문재인 정부 성공에 있다고 본다. 그런 문재인 정부의 지지자들의 시급한 요구는 경선 흥행보다는 (정부와 당내) 분란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드(현역)를 뛰는 선수가 심판을 볼 수 없지 않느냐. 그래서 밖(원외)에 있는 제가 '내부 총질'이 심하면 한마디씩 할 수 있지 않겠나. (경선 출마를) 반대했던 분들이 리베로처럼 필요한 곳에 제가 즉시 투입돼 한마디씩 하는 그런 역할을 원하는 것 같다. 출마보다는 불출마가 대세를 이뤘고, 거기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꼿꼿이 세웠던 자세를 조금 편하게 고치면서 "이런 사람 봤냐?"고 '셀프 칭찬'을 했다. 시간이 길어지면서 조금씩 무거워졌던 분위기를 단숨에 깨버렸다. 한참 동안 웃음을 참지 못했다.

분위기를 몰아서 슬쩍 '21대 총선을 생각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내 "정치인이 총선에 대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옳바른 태도다. 항상 준비하고 있다"고 2년 뒤 총선에 뜻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손혜원 의원 후원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마포=남용희 기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손혜원 의원 후원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마포=남용희 기자

◆ SNS는 나의 힘!…예언 적중 '족집게?'

정 전 의원은 예언으로 유명하다. 중세시대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에 빗대어 '정스트라다무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지난 5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것을 예상했다고 주장했다.

"내 예상이 빗나가길 바랐다. 왜냐하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으면 (항소심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주기 좋다. 1심에서 징역 5년, 2심에서 징역 3년, 이른바 '3-5-7' 법칙이 있지 않냐"면서 "항소심 재판부가 그런 식으로 판결할 줄은 몰랐다. 판사 자격이 없다. 역대 최악의 판결이다"고 직격했다. 그는 이후 대법원에서 뒤집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스(DAS)와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이명박(MB) 전 대통령 역시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 전 의원은 "판도라(인터넷플랫폼) 방송에서 1년 전부터 MB는 검찰 수사를 받고 포토라인에 선다고 했었다. 당시 사람들은 다 웃었다. 그런데 터진 봇물을 막을 수 없다. 민심의 동향을 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고 자신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손혜원 의원 후원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마포=남용희 기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손혜원 의원 후원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마포=남용희 기자

정국을 예상하는 노하우는 무얼까.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준다(웃음). 생각 없이 말을 던지는 것이 아니다. 정확히 민심과 동향을 과학적으로 읽다 보면 결론이 나온다. 과학적인 것은 데이터 수치를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정 전 의원의 트위터는 방문자 수가 엄청나다. 실제 노트북이 있는 책상으로 자리를 옮겨 트위터 누적 방문자 수를 보여줬다. "트위터는 28일간 누적 인원이 나오는데, 평균 1200만 명이 다녀간다. 최근 며칠 안 해서 줄어들었는데도 1000만 명이다. 최대 방문자 수가 1500만 명일 때도 있었다."

지지자와 독자에게 설 인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보통 흔히 예상하는 대답이 아니었다. 틀에 박힌 사고와 관계가 멀어 보였다. 정 전 의원은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꼭~ 설 때 싸우는 가족들이 있다.(웃음) 설 연휴 동안 가급적 종교·정치 얘기하지 말고 그 동안 못나눴던 일상의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 서로 존중해주고 웃음꽃 피어나는 설 명절이 되길 기원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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