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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토론회'·'지역 여론전'…'한 지붕 두 가족' 安-反安, 각자도생?

  • 정치 | 2017-12-13 15:46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로 내분을 겪고 있는 국민의당이 친안(親안철수)계와 반안(反안철수)계로 나뉘어 각각 영남과 호남에서 세 결집에 나섰다.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정동영·박지원·천정배 의원(왼쪽부터)./ 이새롬 기자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로 내분을 겪고 있는 국민의당이 친안(親안철수)계와 반안(反안철수)계로 나뉘어 각각 영남과 호남에서 세 결집에 나섰다.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정동영·박지원·천정배 의원(왼쪽부터)./ 이새롬 기자

통합반대파 평개연 '합의이혼'까지 거론…安, 劉와 분위기 띄우고 물밑 세몰이도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로 극심한 내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국민의당이 친안(親안철수)계와 반안(反안철수)계로 나뉘어 각각 영남과 호남에서 세 결집에 나섰다. 일각에선 원내교섭단체의 '매직 넘버'인 20석을 모으기 위한 분당 사전정지 작업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지원·천정배·정동영 의원 등 통합 반대파가 결성한 평화개혁연대(가칭·이하 평개연)는 13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국민의당 정체성 확립을 위한 평화개혁세력의 진로와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주축인 박·천·정 의원 외에도 박주선 국회 부의장을 비롯해 김동철 원내대표, 장병완·이상돈·최경환·박주현·김경진 의원 등 호남계 중진들과 초선의원, 비례대표까지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안 대표를 중심으로 한 통합파와 반대파의 '합의이혼'까지 본격 거론됐다. 발제를 맡은 최영태 전남대 교수는 "평화개혁연대는 안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 내지 선거연대를 계속 시도할 경우 결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평화개혁연대가 별도 정치결사체를 조직해도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 갈등을 어정쩡하게 봉합하느니, 차라리 모양좋게 갈라져 새로운 길을 가는 게 바람직하다. 합의이혼을 고민할 때"라고 했다.

중도보수 표심을 향할 수밖에 없는 안 대표와, 호남계 및 개혁세력 사이의 근본적인 성향 차이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양측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서로 연락조차 요즘엔 없다"며 사실상 교류가 없다고 전했다.

게다가 바른정당이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이 결국 자유한국당 일부 세력과의 통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들 사이의 불신감은 더욱 팽배해진 상황이다.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만약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신(新)보수-뉴라이트 세력을 위해 제물로 바쳐지고, 이어서 자유한국당 세력과 통합해 보수세력 부활의 길을 열어준다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며 "안 대표께서는 지금이라도 현실을 제대로 보고, 얼마나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지 깨닫고 성찰하시기 바란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천 의원도 "바른정당과 통합은 이제 반 민심, 반 개혁, 적폐통합의 길임이 분명해졌다"며 "촛불민심을 뒤엎는 퇴행의 길이다 안 대표는 통합시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당내 초선의원들 10명이 구성한 모임인 '구당초'(당을 구하는 초선의원)와 14일 오찬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구당초는 당초 당내 갈등을 봉합하자면서도 안 대표의 통합 시도가 계속된다면 행동으로 나설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때문에 구당초 역시 자연스럽게 평화개혁연대와 길을 같이하며 '반안 공동전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박지원 전 대표 봉변.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으로 내부 강등이 최고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박지원 전 대표, 안철수 대표) 더팩트 DB
박지원 전 대표 봉변.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으로 내부 강등이 최고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박지원 전 대표, 안철수 대표) 더팩트 DB

이에 맞서 안 대표는 14일 국민의당·바른정당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이 주최한 '부산·울산·경남 지역경제 발전방안' 세미나 참석차 부산으로 내려간다. 이 자리에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까지 나란히 참석해 통합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른정당 통합 문제 논의를 위한 전당원 투표안에 대해 "지금 대구·경북, 전남·광주, 전북 이렇게 들었다. 내일은 부산에 간다"며 "부산·경남, 그리고 대전·충청과 강원도 정도를 가야 전체적인 의견을 들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전국을 돌며 일단 당원들에 통합 당위성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 측과 평개연 측은 당내 중립성향 의원들을 상대로 세결집 물밑작업도 하고 있다. 중립파인 한 중진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에 "최근 안 대표 측 사람들과 평개연 사람들이 의원실로 매일같이 찾아온다"며 "(원내교섭단체 성립 조건인) 20명만 넘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 대표 측에선 비례대표 14명과 지역구 의원 몇명만 모이면 20에 달하니까 중립 의원들을 찾는 것"이라며 "이 상태로 가다간 내년 2월쯤엔 정말 분당이 가시화되는 게 아니냐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car4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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