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원내 20석을 보유하고 있던 바른정당이 '반 토막' 났다. 김무성 의원 등 9명의 의원이 탈당해 한국당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20석이 기준인 국회 원내교섭단체 자격도 잃었다. 바른정당이 창당한 지 1년도 채 안 돼 최대의 위기를 맞은 모습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바른정당이 여전히 정국의 중심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른정당이 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에서 '통합론'을 주도하며 정계 개편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9석이 탈당한 바른정당은 현재 원내 11석 만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121석의 더불어민주당, 116석의 자유한국당, 40석의 국민의당에 비하면 매우 미미하다.
게다가 원내교섭단체 기준인 20석 아래로 내려가면서 '비(非)교섭단체'가 됐다. 따라서 교섭단체로서 받던 많은 혜택을 잃게 됐다. 지난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각 정당에 지급한 경상보조금에 따르면 바른정당은 탈당 발생 전보다 8억7000여만 원을 적게 받았다.
아울러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는 원내 교섭의 권한, 기회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바른정당은 정치적 영향력 면에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당장 매주 월요일마다 정례적으로 시행되는 여야 원내대표-국회의장 회동에서도 배제됐다.
그러나 이러한 악조건 속에 있는 바른정당이 야권 정계개편의 중심이라고 보는 시각들이 존재한다. 11석뿐인 바른정당이 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에 반드시 필요한 통합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당이 겉으로는 복당파 9명을 제외하고는 '문을 닫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국당이 9명의 복당으로 116석을 점하며 121석의 민주당을 턱밑까지 쫓고 있지만 아직 제1당이 되기 위해선 6석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국민의당은 최근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적극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민의당에게 있어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고착화된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새로운 '승부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인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현재 정치권에선 바른정당 분열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바른정당 발(發) 야권정계개편설이 대두되고 있다. 유승민 대표도 선출된 직후 이러한 상황을 인식한 듯 '중도보수통합'을 언급했다. 이는 보수인 한국당과 중도를 표방하는 국민의당 모두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바른정당 핵심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분열로 인해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현재 바른정당이 정국을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앞으로 바른정당이 야권의 한 가운데에서 정계개편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황태순 정치펑론가도 통화에서 "바른정당 11명이 독자적으로 생존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국민의당, 한국당과 결합한다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기에 지금 바른정당이 일종의 정계개편 촉매제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정치적 무게감도 있다"라며 "11명이라도 국민의당과 합치면 51석이 되고 한국당과 합치면 127석이 된다. 따라서 바른정당이 원내교섭단체가 아니더라도 굉장히 의미있고 상대 당에서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존재인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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