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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회담] "코리아 패싱 없다"는 트럼프, FTA 재개정 압박

  • 정치 | 2017-11-07 19:3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 도착해 문재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청와대 사진기자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 도착해 문재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청와대 사진기자단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7일 국빈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른바 '코리아 패싱(한국을 우회하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면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개정 의지를 드러내며 통상 압박 카드를 꺼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3시 40분께부터 청와대 접견실에서 잇따라 회담을 진행한 뒤 청와대 녹지원을 산책하고, 상춘재에서 양 정상 내외가 함께 차담회를 가졌다. 이어 오후 5시20분께 영빈관에서 내외신 기자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담 성과를 발표하고, 질문을 받았다.

◆ 대북 억지력 강화…전략자산·미사일 지침 합의

한미 정상 회담은 이번이 세 번째로, 성과물을 꼽는다면 '안보' 분야다. 양 정상은 대북 전쟁 억지력을 강화하는 데 공감을 이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회담은 지난 7월 말 미국 뉴욕에서 합의한 내용을 재확인하고 다듬는 후속 회담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공동회견 모두 발언에서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 저는 여러 차례의 만남과 소통을 통해 깊은 신뢰와 우위를 맺어왔고,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기로 했다"면서 "갈수록 높아지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은 북핵의 평화적 해결 원칙은 분명히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 미사일은 전세계 모두에게 위협"이라며 "북한의 독재자가 수백만의 무고한 인명을 위협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7일 오후 공식환영식이 열린 청와대 대정원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7일 오후 공식환영식이 열린 청와대 대정원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를 위해 양 정상은 방위력 제고 또한 속도를 내기로 했다. 양 정상은 미사일탄두중량 제한을 완전히 폐지하는 데 최종 합의 했고, 한국 최첨단 군사자산 개발 위한 협의도 즉시 개시하기로 했다.

미국의 군사적 증강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회견 직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우리가 첨단 정찰자산 등 미국의 군사적 전략 자산의 획득에 대해 한미간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며 "한국의 자체 방위능력과 한미 연합 방위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상당한 자산을 획득하기로 이야기 했다"며 "전투기든 미사일이든 미국의 전략자산은 훌륭하고, 한국에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거들었다.

◆ 트럼프 "한미FTA, 미국에 좋지 않다" 통상 압박

대북 억지 등 안보 공조 방침을 밝힌 트럼프 대통령은 "현 FTA 협정은 미국에 좋지 않았다"면서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미국은 현재 자동차, 철강, 농산물 관세, 지적재산권 등의 분야에서 한국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한 축이 경제 협력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면서 "자유롭고 공정하며 균형적인 무역 혜택을 함께 누리기 위해 관계 당국과 한미 FTA 관련 협의를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회담에서 한미FTA 폐기란 단어는 나오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안보 파트너십은 영속적인 동맹의 한 단면일 뿐, 우리는 교역에서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교역협상단에 우리 측과 더 나은 한미 FTA 협정을 추구하도록 지시한 데 사의(謝意)를 표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미국의 군사 시설물과 무기를 구입하기로 한 데 대해 감사한다"며 "한미간 무역적자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 文대통령 "미·중 사이서 균형외교 하겠단 거 아냐"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7일 오후 공식환영식이 열린 청와대 대정원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은후 본관으로 이동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7일 오후 공식환영식이 열린 청와대 대정원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은후 본관으로 이동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북핵 도발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관계는 난제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 중요성과 함께 중국 역할을 강조했는데, 균형외교가 미중 균형외교인가"란 질문을 받자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미국과 중국은 각각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미국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주도하고 있다"며 "이는 반드시 효과를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한 데 이어 중국에 대해선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이행에 동참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압박을 더 가중하고 있다. 그것 역시 북핵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일 협력과 관련해선 안보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미사일 억지력 증진하고 실효적 대응을 위해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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