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3일 양당이 공감대를 형성한 10여개 입법 과제를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정책연대를 통해 수면 아래로 내려간 '통합론'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인데, 양당의 정체성과 정계개편 등이 한계점으로 꼽힌다.
◆정책연대 끈 놓지 않는 국민·바른정당
2일 양당에 따르면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바른정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연다. 주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일 오전 9시30분에 국민의당 김 원내대표와 공동기자 간담회 하기로 약속했다"며 "반드시 통과가 필요한 법안을 내일 발표할 것이다. 이 법안에 대해 여당이 통과를 협조하지 않으면 나머지 절차에 협조할 수 없다는 것을 밝히는 간담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양당은 지난 달 31일 합의했던 특별감찰관법 개정안과 방송법 개정안에 같은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특별감찰관 개정안의 경우 특별검사제도 처럼 야당이 2명의 특별감찰관 후보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들 가운데 한 명을 임명하는 내용이 담긴다. 또 이들은 방송법 개정안으로 자유한국당의 국감 보이콧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문제를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방송개혁법안, 규제프리존법과 민간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개혁 방안을 담은 경제활성화법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 소속 의원들이 공동으로 만든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도 이날 국회에서 정책 토론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한 목소리로 비판하는 등 정책연대에 힘을 보탰다. 바른정당은 야권 보수대통합으로, 국민의당은 호남 중진들의 브레이크로 통합에 발목을 잡힌 상태지만 정책적 연대의 끈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날 모임에는 국민의당에서 이언주, 최명길, 최도자, 김중로 의원이, 바른정당에서는 정운천, 하태경, 오신환 의원이 참석했다.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은 "일자리와 관련한 정책은 (양당의) 공통점이 많은 분야로 큰 틀에서 공공보다 민간 중심 일자리 정책이 맞다는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민간 일자리를 위축시킨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고, 자강파로 분류되는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연대해서 문재인 정부를 막아내야 할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일자리"라면서 대안모색에 양당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당 분위기는 제각각...'정체성·정계개편'이 한계
양당 지도부와 소규모 정책포럼이 '중도통합'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정책연대를 하곤 있지만 완전한 연대까지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론 논의에서 큰 걸림돌이 됐었던 양당의 정체성이 또 다시 연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바른정당은 국민의당의 호남 중심성과 햇볕정책 등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호남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당의 중진의원은 이날 <더팩트>와 만나 "정책연대까지는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도 어디까지나 일부 이해관계가 맞는 부분까지"라며 "국방이나 외교, 이런 부분은 우리와 완전히 정체성이 다르니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북을 지역구로 둔 조배숙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 이 시점에서 통합 논의는 더 이상 무의미하다"며 "정책연대도 신중하게 해야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당장 목전에 놓인 보수대통합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이 걸림돌이다. 일부 통합파가 탈당, 한국당과의 재결합에 나선다면 바른정당은 교섭단체의 지위를 잃게 되면서 졸지에 허허벌판에 나와야 하는 신세가 된다.
자강파로 분류되는 바른정당 소속의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5일 의총에서 통합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으면 통합파 의원들은) 나간다"고 전망했다. 남 지사는 또 탈당 규모는 8명 안팎이고, 한국당 합류 시점은 다음 주 중·후반 정도가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 일각에선 바른정당에 남은 자강파 의원들을 국민의당으로 아예 흡수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바른정당 자강파에 대해 "영입의 대상은 되지만 (국민의당과의) 통합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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