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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친박청산' 긴급성명 한국당 혁신위…속내는?

  • 정치 | 2017-11-01 04:00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는 31일 긴급 성명을 내고 서·최 의원에 대한 탈당을 재차 촉구했다. 사진은 류석춘 혁신위원장. /여의도=이새롬 기자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는 31일 긴급 성명을 내고 서·최 의원에 대한 탈당을 재차 촉구했다. 사진은 류석춘 혁신위원장. /여의도=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31일 갑작스럽게 성명을 내고 친박청산을 거듭 촉구하면서 정치권에선 이에 대한 혁신위의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준표 대표와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친박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홍 대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등 여러 분석들이 나왔다.

한국당 혁신위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발표한 긴급 성명서를 통해 앞서 자신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서·최 의원에 대한 탈당을 권고한 것을 언급하면서 "이를 통해 자유한국당은 보수세력의 재통합을 이루고 국민들의 지지를 회복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사명을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당 윤리위가 박 전 대통령·서·최 의원에 대해 자진 탈당을 권고해놓은 상태지만 홍 대표와 서·최 의원의 갈등이 격화되고 당내에서도 반대 입장이 많아 세 사람의 탈당은 불분명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서 의원은 홍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수사받을 때 자신에게 협조를 요청했고 그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혁신위는 이날 재차 서·최 의원 등을 겨냥했다. 혁신위는 "이러한 대의의 천명에도 불구하고 우파 몰락의 책임을 외면한 채 작은 이익에 파묻혀 공작적인 정략과 술수로 여전히 당을 분열로 이끄는 작금의 사태에 혁신위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좌파 독재로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의 국가정체성이 위협받는 상황을 외면한 채, 탐욕과 거짓의 술수로 당을 분열시키는 모습은 반혁신적 정치모리배의 전형"이라고 질타했다. 또 "한국당이 기회주의, 분열주의를 조장하고도 최소한의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역사의 죄인’들에게 단호하게 그 책임을 묻기를 재차 권고한다"고 했다.

혁신위의 긴급 성명은 최근 서청원·최경환 의원과의 갈등을 겪고 있는 홍준표 대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천공항=남윤호 기자
혁신위의 긴급 성명은 최근 서청원·최경환 의원과의 갈등을 겪고 있는 홍준표 대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천공항=남윤호 기자

혁신위가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매우 급작스럽게 발표한 데에는 먼저 홍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당내 일각에서는 친박계와의 갈등으로 인해 홍 대표에 대한 부정적 시선들도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혁신위가 홍 대표를 옹호하기 위해 친박청산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국당 3선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혁신위가 홍 대표를 보호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요즘 당내에서는 홍 대표에 대한 안 좋은 시선도 있고 하니 급하게 (성명을) 들고 나온 모양"이라고 전했다.

실제 다수의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은 서·최 의원 뿐만 아니라 홍 대표까지도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초·재선들 사이에선 홍 대표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의혹 뿐이더라도 홍 대표의 입지가 상당히 불안한 상황인 듯 싶다"고 밝혔다.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과 홍준표 한국당 대표. /신촌=이새롬 기자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과 홍준표 한국당 대표. /신촌=이새롬 기자

아울러 혁신위의 성명은 지지부진한 상황인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에 다시 불을 당기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홍 대표와 친박계 간의 갈등이 바른정당 통합파의 복당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통합파가 복당하려면 최소한이라도 '친박청산'이라는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격화되는 한국당 내 갈등으로 인해 길을 잃어버린 듯한 모습이었다.

'자강파'로 분류되는 바른정당 핵심관계자는 <더팩트>와 만나 "바른정당 통합파의 움직임이 미진하니 마음이 급해진 모양"이라며 "혁신위가 현 상황에서 노골적으로 홍 대표 편을 들고 친박계를 몰아내야 한다고 압박하면서 바른정당 통합파를 끌어들이려는 의도 같다"고 견해를 내놨다.

실제 혁신위도 이날 성명에서 여러번 '보수 통합'을 강조했다. 혁신위는 친박청산 촉구와 함께 "한국당은 보수우파 재통합의 대도(大道)를 펼쳐나가야 한다"면서 △바른정당과의 소(小) 통합 △시민사회와의 중(中) 통합 △중도보수 세력과의 대(大) 통합의 3단계를 제시했다.

혁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난 정권 실패에 대한 친박계의 책임은 분명한데 자꾸 초점이 흐려지고 있는 모습"이라며 "친박계가 이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할 것이고 한국당은 이를 통해 반드시 보수통합의 길로 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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