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31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선 거친 막말이 오가면서 본 질의가 50분 가량 미뤄지는 사태가 났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을 겨냥 "10년 동안 추행, 강간을 했던 범인", "사람도 아니다"라고 비난한데 맞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신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하면서다.
◆고영주의 한국당 비공개 의총 참여가 도화선
문제의 발단은 지난 27일 고 이사장의 '점심시간 한국당 의원총회 참석' 논란에서 시작됐다. MBC 앵커 출신인 신 의원은 그날 오후 질의에서 고 이사장에게 "국감에 기관 증인으로 참석한 사람으로서 처신을 조심해야 했다"고 발언한 데 이어 고 이사장은 "증인이 거기에 가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나. 증인이 거기에 가면 안 된다는 주의를 미리 줬나"라면서 언성을 높였다. 이후 신 의원과 고 이사장의 고성이 오가면서 감사 정회가 이뤄졌었다.
이날 신 의원은 오후 방송통신위원회 등 피감기관에 대한 종합감사가 시작하자마자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거듭 이 문제를 끄집어 냈다. 신 의원은 "기관장이 국감장에 와서 의총장 가지 말아야 하는 것은 명심보감에 해당하는 상식이고 처신"이라며 "고 이사장의 한국당 의총 방문은 몰상식의 극치"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김기춘 전 비서실장도 이런 짓은 안했을 것이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도 법사위 증인으로 와서 이런일은 하지 않았다'며 "제게 잘못이 있다면 고 이사장에게 적어도 이런 기초 상식을 기대한 것이다. 고 이사장이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이 잘못"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장은 '강간추행범' 이라는 단어가 나오면서 시작됐다. 신 의원은 고 이사장이 자신에게 맞섰던 것을 두고 "10년간 추행 강간한 범인, 방송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범인이 강간 추행한 느낌이었다"고 말하자 맞은편 앉아있던 한국당 의원들의 얼굴은 경악으로 바뀌었다.
◆한국당 정회 요청 후 "윤리위 제소"...與 신경민 감싸기
신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한국당에선 당장 국감 정회를 촉구했다. 박대출 한국당 의원은 "여기는 국회 상임위장이고, 어떤 기관증인에 대해서 '강간범'이라는 모욕적인 발언을 해서 품위를 손상시키는 일에 대해선 저희 한국당 의원들 끼리 얘기를 해서 윤리위에 정식으로 제소해야 겠다"며 "고 이사장은 평생 공안검사로 살면서 신망을 받았던 분이다. 존중돼야 한다. 고 이사장을 존경하는 분이 얼마나 많은지 아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소속인 신상진 과방위원장 역시 "기관증인들은 맡은 그 역할과 위치, 일 때문에 (국감장에) 나와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인격모독을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정재 의원 역시 "신 의원의 말은 참 듣기가 부끄럽다"며 "강간 추행범이네, 사람이 아니네 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너무나 갑질을 하는 것이다. 인신모욕적 발언하는 것은 저도 참을 수가 없다"며 정회를 요청했다.
이후 한국당 의원들은 퇴장해 약 20분간 얘기를 나누고 국감장으로 다시 들어왔다. 박대출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이 다들 뜻을 모았다"며 "형법에 해당하는 중대한 사태로 국회 윤리위에 제소키로 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민경욱 의원도 "(신 의원의 발언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친 발언"이라며 신 의원의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신 의원을 두둔하면서 윤리위 제소는 부적절하다고 맞섰다. 김성수 민주당 의원은 "지난번 방통위 국감때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 '적폐 위원장'이라고 호칭하고 '위원장이라는 사람'이라고 호칭했다"며 "또 김용수 차관을 향해 '시정잡배'보다도 못하다는 이야기도 여러 차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 의원이 격하게 표현한 부분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자유한국당에서 신경민 의원 발언을 문제삼아 윤리위 제소를 검토한다면 우리도 그런 부분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 말씀드린다"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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