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수력원자력 등을 대상으로 한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국감에서 여야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 등에 대해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사진은 이날 국감에 출석한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국회=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여야는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신고리 5·6호기와 관련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특히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에 대한 손실 비용 등을 도마에 올리고 집중 공세를 펼쳤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내세우면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추진하려 했고, 신고리 공론화위원회를 출범해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 공론화위는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한 조사 등을 토대로 최근 '건설 재개' 권고안을 정부에 제출했고 이날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최종 확정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감에서 여야는 초반부터 거친 신경전을 벌였다. 먼저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론화위의 월권 행사 등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청한다"며 "공론화위는 법적 근거 없이 출범해 신고리 5·6호기 원자력발전소 건설 재개 권고 외에 원전 비중 축소 등을 함께 권고했다. 이는 애초 정부에서 신고리 5·6호기 중단 근거 규정으로 제시한 총리령에도 포함되지 않는 사항"이라고 따졌다. 최연혜 한국당 의원 또한 "20년 동안 적법 절차를 밟아서 추진돼 온 공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초법적·탈법적인 공론화위를 구성해 3개월 동안 공사가 중단됐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24일 한수원을 대상으로 한 산업위 국감에서 신고리 5·6 건설 중단에 따른 매몰비용을 문제삼았다. 이에 여당은 원전 고장에 따른 손실 비용을 꺼내 들면서 맞서기도 했다. /국회= 배정한 기자.

주질의가 시작되기 전 야당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한 신고리 공론화위 등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자 여당 의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특히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 자료 요청을 이런 식으로 하면 회의가 진행이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 여야 간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아울러 야당은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에 대한 손실비용과 '탈원전' 정책에 따른 손실 비용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한국당 최 의원은 "공사 중단 기간 동안 1000억 원의 피해비용이 발생했는데 한수원 이사들이 다 책임져라"고 따졌다. 같은 당 윤한홍 의원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신규 건설 예정인)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건설계획이 백지화되면서 매몰 비용만 1조 원"이라고 주장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도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1·2호기 건설을 중단할 경우 매몰 비용이 8930억 원이 들어간다"며 "탈원전이라는 에너지 정책 변화는 어마어마한 사회적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런 정책 변화는 일방적으로 결정돼서는 안되고, 국민의 동의와 국회의 논의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정부가 오늘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의결한다는데 원전 건설 백지화로 인한 후폭풍은 어마어마할 것"이라며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따른 손실은 결국 국민 몫인가"라고 따졌다.

이에 여당에선 도리어 원전 고장에 따른 손실 비용을 꺼내 들면서 맞섰다. 어기구 민주당 의원은 "신고리 공론화 과정에서 1000억 원 손실을 입었다고 하는데 지난 5년간 원전 고장으로 7543억 원의 손실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24일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야당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등에 대해 이 사장을 질타했고 여당은 원전 안전 문제와 관련해 이 사장을 압박했다. /국회=이새롬 기자

또한 여당의 전략은 '원전 안전 문제' 지적이었다. 여당 의원들은 월성 3호기 냉각제 유출, 15개 밀집 다수호기 문제, 원전 고장으로 인한 손실 등에 대해 질문하면서 이관섭 한수원 사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이 사장을 향해 "원전 감사 인력을 작년에 이어 올해도 내부인사 출신자를 선임해 견제를 안전을 확보한다는 감사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라며 “안전을 위해 설계한 사람이나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받지 않은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우원식 의원은 "후쿠시마에 가 보니 17만 명의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임시가설주택에서 살고 있다. 주민들은 처음엔 원전유치를 반대했는데 학자들이 와서 폭발 위험성이나 피해 여부가 없어 안전하다고 해 설득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사고가 나니까 그 사람들이 어디 갔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라며 "신고리 5·6호기를 지으면 15개의 원전이 밀집하는데 그런 나라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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