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건설재개 59.5% vs 건설중단 40.5%.'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시민참여단의 절반 이상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공론화위원회는 20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건설재개' 의견을 선택한 정부 권고안을 발표했다.
김지형 공론화위원장은 "1~4차 공론조사 결과, '건설재개와 건설중단' 양쪽 의견 차이가 표본추출 오차범위를 벗어났는지가 핵심이었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6%포인트로, 양쪽 의견 편차는 19%포인트였다.
이에 따라 지난 7월부터 공론화기간 동안 잠정 중단됐던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재개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국무회의에서 건설여부를 3개월 이내 공론조사를 통해 결정키로 했고, 7월 24일 공론화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공론화위는 표본에 맞춰 시민참여단 500명을 선정했고, 이 중 478명이 지난달 16일 오리엔테이션에서 2차 조사와 13∼15일 종합토론회에 참석한 471명이 3차와 4차 조사에 참여했다.
앞서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여부와 상관없이 탈원전 정책은 계속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이번 건설 재개 결론으로 탈원전 정책의 동력도 약해질 전망이다. 특히 탈원전 정책 시작부터 제동이 걸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는 최근 '국정운영 5개년 계획'과 국정감사 업무보고 자료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와는 별도로 신규 원전 6기 건설을 백지화하고, 2030년까지 설계수명이 도래하는 노후 원전 10기의 수명연장 금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백지화 대상은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1·2호기, 미정인 2개 호기 등이다.
또 문 대통령은 당초 대선 때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찬·반 논란에 부딪히자 공론화를 통해 건설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고, 지난 7월 공론화위가 출범한 이후 여러 차례 "공론화위 결정을 따라 신고리 5, 6호기 건설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혀왔다.
공론화위는 건설재개에 무게를 실었지만, 원자력발전의 정책과 관련해 '원자력발전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 결정을 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최종조사 결과 '원자력 발전을 축소'하는 쪽을 선택한 비율이 53.2%로 가장 높았고, '유지'하는 쪽 비율은 35.5%였으며, '확대'하는 쪽 비율은 9.7%로 나타났다.
청와대는 공론화위원회의 정부 권고안 발표에 대해 일단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3개월간 숙의를 거쳐 권고안을 제안해주신 공론화위원회의 결과 발표를 존중하고, 후속조치가 차질없이 이행되도록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 공론화위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주신 시민참여단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신고리 5·6호기는 지난해 6월 착공을 시작해 현재 공정률이 약 29%며, 1조60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정부는 이날 정부권고안을 바탕으로 오는 24일 국무회의에서 신고리5·6호기 건설 재개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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