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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바른정당과 통합' 카드 꺼낸 安, 당 내홍 격화?

  • 정치 | 2017-10-18 17:49

국민의당 지도부가 바른정당과의 연합·통합 가능성을 거론하자 호남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자강파'가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3일 국회에서 북핵 관련 긴급성명을 발표하는 안철수 대표./이새롬 기자
국민의당 지도부가 바른정당과의 연합·통합 가능성을 거론하자 호남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자강파'가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3일 국회에서 북핵 관련 긴급성명을 발표하는 안철수 대표./이새롬 기자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국민의당 지도부가 바른정당과의 연합·통합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공론화하자 호남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자강파'가 반발하면서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 바른정당과 통합으로 방향 선회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은 지난 13~14일 이틀에 걸쳐 통합의 중심에 있는 바른정당과 각 정당 간의 통합 시나리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시, 정당지지율이 19.7%를 기록해 지지율 2위에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두 당의 정당 지지율의 합계보다 더 높은 수치다.

반면, 민주당과 국민의당 통합 시나리오는 각 당의 지지율 합계보다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한국리서치 의뢰, 전국 19세 이상 1000명 대상, 유무선 전화면접 조사 방식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3.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8일 이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제 3지대, 제 3의 길에 대한 기대가 국민들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확인했던 조사였다"며 "저희들의 정체성을 이번 국회 활동을 통해 국민들께 보여드리겠다고 말했었다. (이제) 자신감을 갖고 하겠다"고 평가했다. 민주당과의 통합보다 시너지 효과가 높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더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다.

당 내부에서는 안 대표가 이미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염두해 두고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이 아니냐고 분석했다. 국민의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에 "여론조사 항목이 매우 한정적"이라고 지적한 뒤 "민주당과 국민의당 통합 시나리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 시나리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시나리오는 있지만 민주당-국민의당 통합당과 한국당-바른정당 통합당, 양당 시나리오에 대한 질문이 없다"며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가 아닌지를 의심했다.

실제 안 대표의 측근들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매우 고무적이라고 힘을 실었다. 이행자 대변인은 이날 <더팩트>에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를 해보겠다, 그리고 함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런 것이 잘 이뤄지고 (양당 통합에 대해)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면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일 제2창당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운영위원회의에서 "연대와 협력이란 것은 정치문법의 기초"라고 운을 떼면서 "연대와 협력의 문제, 또 연정과 통합 문제는 국민의당이 피할 필요가 없다"며 "정정당당하게 이 문제를 펼쳐놓고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호남 중진들을 중심으로 한 자강파는 당 지도부의 통합 모색에 당혹스러움과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5월 22일 의원총회에서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오른쪽)가 장병완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새롬 기자
호남 중진들을 중심으로 한 자강파는 당 지도부의 통합 모색에 당혹스러움과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5월 22일 의원총회에서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오른쪽)가 장병완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새롬 기자

◆"엄연히 추구하는 가치가 다른데"…부글부글 끓는 내부

그러나 호남 중진들을 중심으로 한 자강파는 당 지도부의 이 같은 가능성 모색에 당혹스러움과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제정책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공감대를 보이고 있지만 '햇볕정책' 등 당의 본질적 노선에서 차이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 당의 국정감사가 호평받는 이 때 왜 불필요한 일로 당의 전열을 흐트러지게 하는가를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시도당위원장 및 지역위원장 일괄사퇴, 여론조사 결과를 흘려내는 것은 설사 좋은 안(案)이라고 해도 지금은 아니다. 지도부의 신중한 접근을 바란다"고 경고했다.

전남에 지역구를 둔 윤영일 의원도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바른정당·국민의당은 많은 정책에서 차이도 있고 정체성 논란을 가져올 수 있는 부분도 있다"며 "차분하게 의원들과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해야할 일인데 너무 좀 앞서서 하는 것 같다. 지도부와 당 내부가 괴리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통합을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쉽게 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왔다. 장병완 의원은 통화에서 "호남의원들의 경우 워낙 지역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긍정적인(반응이) 없기 때문에 쉽게 합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지난 주말 제2창당위가 갑작스레 제안한 '전국 시도당·지역위원장 재신임' 문제의 배경이 결국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비워놓기' 였다는 해석이 힘을 받으면서 지도부를 향한 비판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의 한 지역위원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이제와 보니 일괄 사퇴 후 재신임 카드의 배경이 이해가 된다"며 "공당 역사상 이런 전례는 없다. 절차적 정당성도 없이 지역위원장들을 일괄적으로 자르겠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적 쿠테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ar4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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