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세계 한인의 날'을 맞아 "동포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우리 민족의 평화를 향한 절박함을 전세계에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미국과 대립 격화 등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된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큰 걱정이실 거다. 저와 정부는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핵 해법'으로 문 대통령은 "세계의 많은 지도자들도 대한민국의 절박한 호소에 화답하고 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평화"라며 "어려운 길이지만,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이기에 어떤 난관도 지혜롭게 헤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필요성을 제시했다. 그는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여러분과 저,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함께 맞이하는 중요한 기회"라며 "평창 동계올림픽 또한 평화와 화합의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한반도의 평화,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194개국 740만 재외동포와 한인회장단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동포들의 하나 된 열정으로 전 세계가 평화 올림픽, 평창을 꿈꾸게 해 달라"고 바랐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세계한인의 날 및 세계한인회장대회 축사다.
존경하는 동포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740만 재외동포의 축제, ‘제11회 세계 한인의 날’과
‘2017 세계 한인회장 대회’ 개막을 축하드립니다.
오늘 이렇게 세계 각지에서 오신 동포 여러분들을 만나니,
참으로 반갑고 기쁩니다.
각 지역 한인회를 대표해서 오신 한인회장단 여러분께
각별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한인회는 전 세계 한인들의 마음을 모으고 격려하며,
동포사회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일들에 앞장서왔습니다.
오늘 그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예로운 훈·포장을 수상하신 분들께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자랑스러운 동포 여러분,
비록 사는 곳은 다르지만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재외동포와 내국민들은 언제나 하나였습니다.
한반도와 세계 곳곳에서 함께 국권회복을 위한 독립운동을 펼쳤으며,
해방의 기쁨에 함께 웃고, 전쟁과 분단의 고통에 함께 울었습니다.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이라는 험난한 현대사에서도 늘 함께였습니다.
조국의 민주주의 회복에도 동포들은 큰 힘이 되었습니다.
북반구의 겨울, 남반구의 여름 광장에서 한 데 모여 촛불을 들었고,
지난 대선에서 75.3%라는 역대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여주었습니다.
각국에서 동포들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동포들은 거주국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각 분야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하고 싶습니다.
조국이 어려울수록 더욱 단단해지는 동포사회의 연대는
실의에 빠졌던 우리 국민들에게 큰 격려와 희망이 되었습니다.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피해자를 기리며 뜻을 모았습니다.
남북의 마음을 잇고자 소설을 쓰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인도적 지원뿐만 아니라 인권운동에도 앞장섰습니다.
한국전 참전 용사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전 세계에 한반도 평화에 대한 열망을 알렸습니다.
동포들께서는 조국의 아픔을 함께 하고
이역만리에서 우리가 함께 갈 길을 제시하고, 실천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성장이 재외동포의 성장으로,
재외동포의 성장이 다시 대한민국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는,
우리가 함께 쓰고 있는 이 역사가 저는 아주 자랑스럽고 든든합니다.
존경하는 동포 여러분,
여러분의 조국은 지금 모든 지혜와 힘을 모아
국민의 나라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여러분이 보내주신 참여와 열망이 맺은 결실입니다.
저는 무엇보다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국가 권력기관들의 자성과 자기 개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부도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의지를 가지고
불공정과 불의가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 것입니다.
경제 패러다임도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모든 국민이 공정한 기회를 갖고
성장의 혜택을 함께 누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주거, 건강, 안전 등 일상 속 변화들도
하나하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재외동포들을 위한 정책도 탄탄하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첫째, 여러분의 안전과 권익을 지키겠습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테러와 범죄, 자연재해가 늘고 있어
불안과 걱정이 많으실 것입니다.
(지난주 멕시코 지진으로 우리 국민이 희생되었습니다.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24시간 365일 가동되는 ‘해외안전지킴센터’를 설치하여,
예방할 수 있는 사건사고는 최대한 막아내겠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도 초동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겠습니다.
아울러, 여러분들이 계신 곳 어디든
충분한 영사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재외공관의 영사서비스 혁신을 통해
동포 여러분의 불편함도 덜어드리겠습니다.
둘째, 여러분 후손들의 민족 정체성을 지켜나가겠습니다.
한국어와 한국문화·역사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함께
모국 초청 연수와 장학제도, 청소년 교류도 확대할 것입니다.
올해로 정주 80주년을 맞는 고려인 동포 여러분들은
중앙아시아와 러시아에 성공적으로 정착해,
한민족의 자긍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후손들의 모국 방문을 지원하여 민족 정체성이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동포사회와 대한민국의 공동 발전을 위한 노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국내 중소기업과 동포 기업 간 비즈니스 교류를 통해
한민족 경제 역량 강화에 힘쓰겠습니다.
또한 재외동포의 거주국 내 지위 향상을 위한 노력들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모국과의 끈끈한 연계가 이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동포 여러분,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큰 걱정이실 겁니다.
저와 정부는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많은 지도자들도 대한민국의 절박한 호소에 화답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평화입니다.
어려운 길이지만,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이기에
어떤 난관도 지혜롭게 헤쳐 나갈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여러분과 저,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함께 맞이하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동포 여러분 모두 1988년과 2002년 여름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서울과 세계 곳곳에 울려 퍼졌던
‘손에 손 잡고, 벽을 넘어서’라는 노래처럼
88년 서울올림픽은 동서진영의 화해와 냉전구도 해체에 기여했습니다.
모두 함께 붉은 티셔츠를 입고 외친 ‘대한민국’의 함성은
2002년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이끌었습니다.
평화를 향한 우리 국민들의 열망과 저력이 만들어낸
기적이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또한 평화와 화합의 올림픽이 될 것입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2020년 도쿄, 2022년 북경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이 시작됩니다.
평창에서 한반도의 평화,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194개국 740만 재외동포와 한인회장단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동포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우리 민족의 평화를 향한 절박함을 전 세계에 알려주십시오.
하나 된 열정으로 전 세계가 평화 올림픽, 평창을 꿈꾸게 해 주십시오.
여러분들께서 세계 곳곳에서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홍보해주신다면
세계인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 함께,
‘재외동포와 함께하는 세계 속의 평창’을 성공시켜 봅시다.
대한민국과 재외동포가 하나가 되어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한 대장정을 시작해 봅시다.
다시 한 번 ‘세계 한인의 날’과 ‘세계 한인회장 대회’를 축하드립니다.
조국에 머무시는 동안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하고 편안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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