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장남 남모 씨(26)가 마약 혐의에 연루됐다. 남 씨는 군 복무시절 후임병 폭행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특히 바른정당은 최근 이혜훈 전 대표가 금품 수수 의혹에 휩싸여 자진 사퇴하는 등 악재가 거듭되고 있는 모습이다. 공교롭게도 남 지사나 이 전 대표 모두 바른정당 내 '자강론'을 주장하는 인사들이다. 정치권에서는 연이은 악재로 바른정당의 존립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개혁보수'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는 바른정당의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지지 기반인 중도 보수층에서도 외면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6일 오후 10시 55분께 경찰에 체포된 남 지사 장남 남모 씨는 현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남모 씨는 2014년 군 복무 시절에도 후임병들을 폭행·추행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같은 해 9월 군사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어 논란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현재 독일 출장 중인 남 지사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큰아들의 경찰 조사 사실을 알리며 "독일 베를린 출장중인 저는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가장 빠른 비행기로 귀국하겠다"고 알렸다.
남 지사 장남 마약 혐의로 바른정당 내부는 '비상'이 걸렸다. 바른정당은 얼마 전 이혜훈 전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으로 이미 한 차례 태풍을 맞은 바 있다.
이 전 대표 금품 수수 의혹은 지난달 말 여성 사업가 옥모 씨가 서울중앙지검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불거졌다. 옥 씨는 이 전 대표가 명품 가방과 시계, 현금 등 6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주장했으나 이 전 대표는 크게 반발하며 돈을 빌린 것은 사실이지만 전액을 다 갚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옥 씨가 '이 전 대표가 김치까지 담가 달라고 했다'고 밝혀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커졌다. 결국 이 전 대표는 지난 7일 자진 사퇴했다.
이 전 대표 사퇴 이후 바른정당은 '자강론'의 유승민 의원과 '통합론'의 김무성 의원간 당의 방향을 놓고 갈등이 확산됐다. 결국 끝장토론 형식의 의원총회를 통해 11월 30일 이전에 조기 전당대회를 치루기로 합의하면서 당내 내홍을 수습하는 국면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남 지사 장남의 마약투약 사건이 터진 것이다. 정치권에선 바른정당 내 개혁주자 가운데 선두주자이면서 전국적 인지도가 있는 남 지사의 장남 마약투약 사건은 바른정당 존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개혁 보수라고 말하던 바른정당의 대표적 인물인 이 전 대표, 남 지사의 실책으로 바른정당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당 이미지는 더 실추될 것으로 보이고 지난 대선 때 유승민 의원이 득표했던 것보다 현재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는데 앞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도 "그냥 의원도 아닌 지도부 격에 속하는 이 전 대표와 남 지사의 연이은 논란으로 바른정당에 타격이 꽤 클 것으로 보인다"라며 "제대로 된 수습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게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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