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동작=윤소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8주기 행사에 참석해 김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추도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유가족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는 문 대통령과 정세균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대표가 총출동했다. 또 안희정 충남지사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전 대표, 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 등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 5분쯤 도착해 맨 앞줄에 착석했다. 문 대통령의 왼쪽에는 김정숙 여사가, 오른쪽에는 이희호 여사가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옆 자리에 앉은 인사들과 간단한 목례와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추모위원장인 정세균 국회의장의 추도사에 이어 무대에 오른 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영정에 고개를 숙여 묵념한 뒤 "평화를 지키는 안보를 넘어 평화를 만드는 안보로 한반도의 평화와 경제번영을 이뤄가겠다"며 "국민통합과 적폐청산, 양극화 불평등 해소의 과제도 민주정부의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온 힘을 다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먹구름이 몰려오더라도 한반도 역사에 새겨진 '김대중의 길'을 따라 남북이 다시 만나고 희망이 열릴 거라고 믿는다"고 추도사를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의 추도사가 끝나자 객석에 있는 일부 인사들은 박수를 쳤다. 사회를 맡은 김성재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큰 박수가 나올만한 추도사였으나 분위기 때문에 일부 분들만 박수를 쳐주셨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추도사 후에는 추모 영상과 추모 시 낭송, 추모 공연, 묵념, 종교의식 등이 이어졌다. 특히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된 김 전 대통령의 추모영상이 재생되자 일부 유가족과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유가족에 대한 배려도 돋보였다. 문 대통령은 건강이 좋지 못한 이 여사의 상태를 살피고 손을 잡아주며 그를 위로했다. 종교의식이 진행될 때 이 여사는 건강상의 이유로 휠체어에 탑승해 퇴장했다. 이 여사는 약 5분 뒤 재입장해 자리를 지켰지만 예정돼있던 헌화는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전 의원이 대신했다.
행사 말미 김홍업 전 의원은 유가족 대표로 인사에 나섰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행사를 끝까지 함께해주신 점에 진정성을 느꼈다. 문 대통령의 진정성이 모두에게 반드시 통할 거라고 믿는다"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못다 한 일을 함께 이뤄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우리 민족의 평화와 미래를 활짝 열어줄 것을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전 의원의 말에 집중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추도식이 종료되자 문 대통령은 가장 먼저 일어나 이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을 챙겼다. 휠체어에 올라 퇴장하는 이 여사를 배웅했고, 유가족들과 악수를 나누고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한참동안 유가족을 위로한 뒤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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