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오경희 기자] "서울시장 후보만 자천타천 10명 이상이다."
지난 5·9 대선이 끝난 직후 정치권 관계자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실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여야 '대표 선수'들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차기 광역단체장들은 임기 단축 부담 없이 2022년 대선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장은 차기 대권 직행 티켓으로 인식돼온 만큼 '별들의 전쟁'을 예고했다.
우선 대선에서 승리한 집권여당 내에서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현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을 비롯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영선·우상호·민병두·이인영 의원 등이 유력 후보군이다.
박원순 시장은 3선 도전 여부를 놓고 숙고 중이다. 일각에선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양보론'이 제기됐다. 이는 박 시장이 지난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퇴 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양보로 당선됐던 데 비춰 이 시장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성남시장은 지난 6월 22일 "박 시장이 3선에 도전하면 서울시장에 불출마하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지방선거를 앞둬 거취를 밝히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 6일 민선6기 3주년 기자간담회서 3선 도전을 묻는 질문에 "결국은 시민들의 뜻에 따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일부 인사들은 최근 "박 시장이 3선 도전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전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경기지사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라디오 인터뷰에서 "성남시장 3선과 경기지사, 서울시장 중 하나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장직에 대해선 "박 시장이 3선에 도전한다면, 우리 같은 팀원끼리, 같은 성향의 식구들끼리 그럴(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는 최근 불출마를 시사했다. 추 대표는 지난달 18일 KBS 예능프로그램 '냄비받침'에 출연해 '서울시장에 나온다는 소문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 "별로 그런데 관심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일각에선 여전히 후보군으로 꼽히며, 차기 대권을 노린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선에서 승리했는데도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최측근인 최재성 전 의원을 위원장으로 내정하고, 당 세력을 확장하는 데는 이 같은 의중을 담은 것이란 관측이다.
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됐던 4선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에 중심을 두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 맞서 야권에서도 '간판급 선수'들의 출마설이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당대표의 선택이 주목되며, 황교안 전 국무총리 차출론이 거론된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 시장에게 패한 나경원 의원의 재도전 가능성도 점쳐진다.
바른정당에선 대선 후보였던 '유승민 차출론'이 제기됐다. 하지만 유승민 의원은 지나 6월 20일 서울 여의도 잔디광장에서 열린 '바른정당의 첫번째 소소한 이야기' 행사에서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정말 제뜻과 100% 무관하게 언론에선 그렇게 재미삼아 여러 이름을 넣는지 모르는데 저는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유 의원은 지난달 10일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북 콘서트 개최 이후 민심 청취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당에선 대선 패배와 '제보조작 파문' 이후 자숙했던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3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자,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극중주의'를 출마 명분으로 내세운 안 전 대표가 중도세력 단일후보로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한판 승부를 벌일 것이란 전망이다.
정의당에선 심상정 전 대표의 경기도지사와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내년 지방선거는 조기 대선 이후 첫 전국 선거로서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무대이기도 하다. 여권은 국정 동력 발판으로 삼아야 하며, 야권은 지방선거에서 도약의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 지방선거 결과가에 따라 정계개편의 향배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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