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오경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이른바 '찍대문' 명성은 여름휴가에도 여전했다. '사진 찍어주는 대통령 문재인'의 줄임말로, 문 대통령의 '낮은 소통'을 보여준다. 고용주의 눈치를 보느라 휴가를 제때 못 쓸 근로자들을 위해 문 대통령은 "필요하면 당겨서라도 쓰라"고 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부터 6박7일 간 여름휴가를 떠났다. '솔선수범'의 취지다.
문 대통령의 휴가는 '업무와 쉼'의 앙상블이다. 휴가지로 선택한 장소들을 보면 국정 현안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쉬면서도 '화상 회의'와 보고를 받았다. 특히 국민과 더 가까이서 함께하며 소통의 폭을 더욱 더 넓혔다.
휴가 첫날, 문 대통령은 강원도 평창을 찾았다. 동계올림픽 시설물을 둘러보며 2018년 열릴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과 노태강 문체부 2차관 등이 동행했다. 시민들과의 '단체 기념 인증샷'도 빼놓지 않았다.
화제가 된 날은 이튿날이다. 등산 애호가인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에 올랐다. 등산복 대신 흰색 와이셔츠에 검은색 바지 등 편안안 차림이었다. 중턱인 상원사 길을 걸은 문 대통령은 머리카락과 셔츠가 땀에 흥건히 젖은 채로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사진 촬영 요청에 일일이 응했다. 이후 사진이 공개되자 '역시 찍대문'이란 반응이 이어졌다. 같은 날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전자결재로 임명하기도 했다.
1일엔 경남 창원시 진해에서 휴식하며 업무보고를 받았다. 휴가 전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고자 화상보고 시설을 갖춘 진해 군 휴양시설을 선택했다. 외교안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별도의 공개 일정 없이 산책하는 등 조용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일에도 문 대통령은 외교 안보를 챙겼다.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서 인도네시아 국방 장관을 접견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인도네시아 측에 잠수함을 인도하는 행사 자리였다.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의 2차 잠수함 사업에도 한국이 참여할 기회를 주길 바란다"며 방위산업 협력을 요청했다.
3일로 문 대통령의 휴가는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5일 복귀 예정이다. 애초 문 대통령의 휴가 콘셉트는 '푹 쉬다 오는 것'이었지만, 사실상 마음은 온전히 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평화와 통일 구상을 담은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이 시작부터 된서리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야당에선 문 대통령의 휴가 타이밍을 비난했고, '조기 복귀설'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휴가서 돌아온 문 대통령의 '국정 현안 돌파책'이 주목된다. 특히 오는 6~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반도 국면 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지 국내외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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