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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자숙 끝낸 안철수, 당대표 출마 명분은 '선당후사'(종합)

  • 정치 | 2017-08-03 15:43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여의도=이새롬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여의도=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여의도=윤소희 기자] "결코 제가 살고자함이 아닙니다. 우선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감때문입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가 3일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오는 27일 당 대표를 선출할 국민의당 전당대회에 출마키로 결심을 굳혔다. 지난해 6월 이른바 '리베이트' 의혹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1년 2개월만에 당권에 재도전한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국민의당 당원 여러분. 저 안철수, 8월 27일 치러질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며 "저는 지난 5월 대선에서 국민의 열망을 담아내지 못했다. 그 성원을 생각해 고뇌했다"고 밝혔다.

그는 출마 명분으로 '선당후사(先黨後私, 당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을 앞세우지 않는다)'를 내세웠다. 이른바 '문준용 제보조작 사건' 이후 침체의 늪에 빠진 당을 구하고자 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안 전 대표의 출마는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하고 자숙을 선언한 지 20여일 만이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은 몹시 어렵다. 당 자체가 사라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절망과 체념이 당을 휩싸고 있다"며 "원내 3당이 무너지는 건 당원만의 아픔이 아니다. 국민의당이 무너지면 거대양당의 기득권 정치는 빠르게 부활할 것이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는 "다음 대선에 나서는 걸 우선적으로 생각하기 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새롬 기자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선 "다음 대선에 나서는 걸 우선적으로 생각했다면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게 현명한 선택일 거지만 내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 이 소중한 가치를 위해서 내 모든 걸 던지겠다. 그 길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는 믿음으로 가겠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출사표로 △국민이 발 딛고 있는 문제에 관심 △양극화 문제 해결의 대안 강구 △정부여당과 협력 △불안정한 정책에는 분명한 역할 △젊은 정당으로 탈바꿈 △외연 확장 △검증·확인 절차 분명히 △당 혁신의 치밀한 준비 등을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안 전 대표는 "전대는 후보 모두가 합심해서 당을 살리는 과정이 되리라고 믿는다"며 "안철수는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안 전 대표가 출마를 결심하면서 이번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구도도 요동칠 전망이다. 안 전 대표와 천정배 전 공동대표, 정동영 의원 간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출마를 고심 중인 김한길 전 대표,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 문병호 전 최고위원 등이 가세할 가능성도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뒤 지지자들과 포옹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뒤 지지자들과 포옹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다음은 안 전 대표의 8·27 전당대회 출마선언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사랑하는 국민의당 당원여러분.
저 안철수, 오는 8월27일에 치러질 국민의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결코 제가 살고자함이 아닙니다.
우선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입니다.

저는 지난 5월 대선에서 국민의 열망을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그 성원을 생각하면서 자숙하고 고뇌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백여 일 간의 괴로운 성찰의 시간은
물러나 있는 것만으로 책임질 수 있는 처지가 못 됨을
깨우쳐줬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의당은 몹시 어렵습니다.
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길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당 자체가 사라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절망과 체념이 당을 휩싸고 있습니다.

원내 제3정당이 무너지는 것은 당원만의 아픔이 아닙니다.
국민의당이 무너지면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는 빠르게 부활할 것입니다.
국민은 그저 포퓰리즘의 대상이 되고, 정쟁에 동원될 것입니다.

원내 제3당, 4당이 있어서 우리 정치에서도
협상하고 타협이 이뤄지는 모습을 지난 몇 달간 지켜보셨을 것입니다.
정치를 정치답게 만드는 것이 제3당의 몫이고 가치입니다.
그 소중한 다당제의 축은
우리 국민의당이 살아야 유지되는 것입니다.

국민의 민생을 위해 우리 국민의당은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안보를 위해 우리 국민의당은 단단히 바로 서야 합니다.
국민이 대접받는 정치를 위해
우리 국민의당과 같은 튼튼한 제3당이 있어야 합니다.

국민을 향한 정치 품질경쟁을 통해 제3당이 제1당으로 올라서고
실패한 제1당은 제2당, 제3당으로 밀려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정치가 국민 무서운 줄 알게 됩니다.
국민만 바라보고 봉사하게 됩니다.

우선 국민의당이 새로워져야 이 모든 것의 출발이 가능합니다.
당을 개혁의 출발점에 세울 혁신의 기수를 찾는 것이
이번 당대표 선거입니다.

저 안철수, 선당후사의 마음 하나로 출마의 깃발을 들었습니다.

제가 다음 대선에 나서는 것을 우선 생각했다면,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입니다.
하지만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합니다.

이 소중한 가치를 위해 제 모든 것을 던지겠습니다.
그 길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는 믿음으로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당원여러분

저 안철수, 당 혁신에 앞서 먼저 제 자신을 바꾸겠습니다.
절박함으로 저를 무장하고, 뜨거운 열정으로
당과 나라를 받들겠습니다.
소통의 폭부터 넓히겠습니다.
먼저 저의 정치적 그릇을 크게 하고,
같이하는 정치세력을 두텁게 하겠습니다.

국민의당은 소통하고 공부하고 현명한 대안을 내는
똑똑한 정당이 될 것입니다.
양극단 정치에 신물이 난 국민을 편안하게 모시는
사랑받는 정당이 될 것입니다.

미래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발 딛고 있는 현실의 절박한 문제를 바꾸는데 보다 관심을 두겠습니다.
우리 사회 양극화 문제 해결의 대안을 치열하게 묻고 찾겠습니다.
국민의당은 민생정당이란 말이 법칙이 될 때까지 오로지 민생에 주력하겠습니다.

국민을 모시는 일이라면 정부 여당과도 주저하지 않고 협력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핵과 미사일 위기, 부동산 폭등,
불안정한 에너지 정책 같은 문제를 두고는
분명한 역할을 하는 야당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당을 젊은 정당으로 탈바꿈 시키겠습니다.
신진인사에게 확실히 열려있는 당을 만들고
외연을 넓혀서 전국정당으로 우뚝 서겠습니다.
전국의 젊고 유능한 인재를 직접 찾아 나서되,
검증하고 확인하는 절차도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당의 혁신을 위한 방안은 치밀하게 준비해서 신속하게
실천해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사랑하는 당원여러분.

지난 대선 때 삼월에는 바람이 불었습니다.
사월에는 비가 내렸습니다.
그러나 오월의 꽃을 피우지 못했습니다.

꽃을 피우지 못한 실패의 아픔을 강하게 느끼는 그만큼,
제 몸을 던져서 당을 먼저 살리겠다는 결연한 자세로 전진하겠습니다.

지난해 찬바람 몰아치는 한 겨울, 당을 만들고
동지들과 함께 총선의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이제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한 여름에
당 재건, 제2창당의 길에 다시 동지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국민의당 전당대회는 후보들 모두가 합심해서 당을 살리는
과정이 되리라 믿습니다.

당원 여러분께도 말씀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
다시 국민에게 다가갈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호소합니다.

조국을 구하지 못하면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의사의 심정으로,
저 안철수,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8월 3일
안 철 수

heee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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