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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책임지겠다" 안철수, 알맹이는 쏙 빠진 '책임'

  • 정치 | 2017-07-13 04:00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문준용 씨 취업 특혜 의혹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한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병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문준용 씨 취업 특혜 의혹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한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병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윤소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12일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며 "모든 걸 내려놓고 깊은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책임의 구체적인 방안과 의미에 대한 질문에 다시 한 번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답하며 알맹이가 쏙 빠진 모양새를 보였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의 취업 특혜 의혹 관련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한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 전 대표가 취재진 앞에서 특유의 힘 있는 목소리로 읽어나간 기자회견문에는 '책임'이라는 단어가 가득했다. 그는 "국민의당 대선후보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말문을 열었고 "제대로 된 검증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도 모두 내 한계고 책임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정치적 및 도의적 책임은 전적으로 후보였던 나에게 있다"고 말하는 등 책임의 소재를 자신에게 돌렸다.

그는 "모든 짊은 내가 짊어지고 가겠다"며 "앞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깊은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겠다. 정치인으로 살아온 지난 5년 동안의 시간을 뿌리까지 다시 돌아보겠다. 원점에서 제 정치 인생을 돌아보며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책임을 다할 것을 밝혔다.

'모든 걸 내려놓겠다'는 안 전 대표의 말에 브리핑룸은 술렁였다. 안 전 대표는 "지금까지 항상 책임져왔듯이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는 있었지만 책임에 따른 향후 행보 등의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12일 새벽 서울남부지법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고 구속됐다. /남윤호 기자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12일 새벽 서울남부지법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고 구속됐다. /남윤호 기자

기자회견이 끝난 뒤 안 전 대표는 취재진으로부터 정치적 책임의 형태를 질문받았다. 안 전 대표는 "앞으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겠다. 당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모두 다 하겠다"고 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을 다시 말했다.

'모든 걸 내려놓겠다'라는 안 전 대표의 말이 갖는 구체적인 의미도 취재진의 관심거리였다. 안 전 대표는 리베이트 조작 사건과 대선 패배 당시 당 대표를 사퇴한 것을 예로 들며 "나는 지금까지 잘못된 일에 대해서는 먼저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예상을 넘는 부분까지 책임져왔다"며 "이번에도 어떻게 하면 책임을 질 수 있을 건지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안 전 대표는 그의 말대로 정치적 책임을 지기 위해 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표가 당 대표가 아닌 의원으로서 정치적으로 책임을 지겠다는 건 '정계 은퇴'를 염두에 둔 말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12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안 전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사실상 시기적으로도 너무 늦었고 내용도 두리뭉실이었다. 시기적으로 어떠한 감동도 느낌도 없었고, 내용도 확실하게 자신이 행동으로 책임을 보이겠다고 하지 않아서 밋밋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의혹 제보 조작 사건에 연루된 이준석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12일 새벽 구속됐다. 안 전 대표는 이 전 최고위원 구속 후 기자회견을 한 이유에 대해 "검찰 수사가 시작된 상황에서 사실 관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heee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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