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민지 기자] 정치권에서 '끝'은 또다른 '시작'이다. 5·9 대선 후 '포스트 문재인'을 노리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정치적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의 임기는 내년 지방선거까지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서 19대 대선행 티켓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두 사람은 물밑에서 정치 활로를 고심하고 있다.
일단,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두 사람은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등 타 후보들에 비해선 선택지가 넓은 편이다.
안 지사는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3선 도전 보다는 중앙무대 진출에 더 무게가 실린다. 특히, 안 지사는 원내 진출 제안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선에서 중앙 정치무대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특히 캠프에 몸담았던 의원그룹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라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와 가까운 민주당 내 한 의원은 <더팩트>에 "캠프 내에서 경선 패배를 분석해 보니 가장 많이 나온 이유가 '당내 세력화 부족'이었다. 충남도지사를 두 번이나 한 분이 행정쪽을 경험할 이유가 없다. 국회로 오셔야 한다. 오셔서 당내 지지기반을 키워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재보궐의 경우 안철수 전 대표의 지역구였던 서울 노원병과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200만 원을 선고 받고 항소한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의 지역구 서울 송파을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지역적인 기반을 잃어선 안 된다는 측면에서 충남 지역에 나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에 입각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장관으로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에 관심이 깊은 만큼 행정자치부가 거론된다.
안 지사는 20일도 SNS에 '인서울 아니면 루저되는 시대를 끝내자'며 지방자치분권 관련 화두를 던졌다. 그는 "중앙집중화된 국가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통령과 중앙정부의 관료들에 의해서만 개혁되기엔 5000만 명 국민의 삶의 현장은 너무 다양하다"고 말했다.
정작 안 지사 측은 향후 방향에 대해선 이렇다 할 말을 하지 않고 있다. 당분간 충남도정에 집중하면서 내년 초까지 본인이 가장 필요한 곳을 고심해보겠다는 입장이다. 다음 달로 예정된 임기3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도 도정 관련 부분, 지방자치분권에 대해서만 강조할 계획이다.
안 지사에 비해 이 시장은 비교적 향후 방향이 뚜렷한 편이다. 이 시장은 '형님'으로 따르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을 포기하면 서울시장에 도전하고, 박 시장이 3선에 도전하면 경기도지사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 시장은 20일 성남시청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성남시장, 경기지사, 서울시장 도전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가을 쯤 최종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운명이 달린 중요한 선거"라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3선 도전 여부에 따라 내 선택도 연동될 것이다. 지난 10여년 간 보수 진영이 차지했던 경기지사직을 민주개혁세력이 탈환해야 한다는 절박함 또한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법무부장관 내정설 등 문재인 정부 입각이나 국회 진출에 대해선 확고히 선을 그었다. 그는 "대선 경선이 끝나고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 야전에서 살아온 내 삶의 방식으로 볼 때 지시를 받아 업무를 하는 건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문빠'를 자처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를 물려받겠다는 포석을 깔기도 했다. 이 시장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고 지지할 것이다. 그래야 다음 대선에서도 민주개혁 세력에게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박 시장이 3선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서울시장 3선은 전무후무한 데다가, 민주당 내 후보군이 많은 만큼 박 시장에게 기회를 줄지는 미지수다.
현재 민주당 내에선 이 시장, 추미애 대표, 우상호 원내대표, 박영선 의원 등의 출마설이 돌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인 이 시장이 서울시장 선거에 가세할 경우, 차기 서울시장 후보 군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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