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14일 오후 1시 45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회의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곳이다.
청문회가 시작되기 전 텅 빈 청문회장에 홀로 자료를 살피며 '열공(열심히 공부)'에 빠져 있는 의원이 있다. 이만희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다른 청문위원은 물론 김영춘 후보자보다 먼저 자리에 나와 꼼꼼히 자료를 들여다봤다. 통상적으로 후보자가 위원들보다 먼저 자리를 잡고 질의에 대비하는 것과 대조적인 풍경이었다. 그만큼 도덕성과 자질 등과 관련해 '현미경 검증'을 하겠다는 열의로 느껴졌다.
이날 오후 2시 11분 이개호 위원장 직무대리를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청문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 인선과 관련해 창과 방패의 역할을 맡고 있는 일부 의원들의 표정은 다소 어두웠다. 한국당 의원들의 노트북에는 '5대원칙 훼손', '협치파괴', '보은·코드인사'의 글귀가 쓰인 손팻말이 붙어있었다. 인사청문회장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의석이 정돈된 것을 확인한 이 위원장은 의사봉을 3회 두드리며 개의를 알렸다. 애초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이날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청와대가 전날 국회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를 임명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항의하는 차원에서 인사청문회에 불참했다. 한국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해 일단 청문회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진통 끝에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후보자 선서와 몇차례 의사진행발언이 이어진 뒤 본격 질의가 시작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에 주력했다. 특히 김 후보자가 문 대통령의 5대 인사 배제 원칙을 위배했는지를 추궁했다.
이양수 한국당 의원은 "석사 논문이 대학원 지도교수가 쓴 용역 보고서와 많은 부분이 일치한다"며 김 후보자의 석사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제가 썼다"고 일축하면서 "서진영 교수의 보고서는 통일원 연구용역 보고서였다. 북한의 체제 변동 예측이 주제였는데, 그 보고서 제출 시점이 1997년 12월이고 제 석사학위 제출 시기도 12월이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김태흠 한국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독립운동 후손 관련 법안을 발의해 독립유공단체 인사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 아니냐고 공세를 폈다. 이른바 '입법로비'를 의심한 것이다. 김 후보자는 "개정안을 냈을 때 후원금을 낸 분과 전혀 상의하지 않았다"며 "그동안 국회에서 독립운동 후손과 관련한 일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낸 것으로 이해한다"고 반박했다.
이완영 의원은 민간기업 중복 취업 의혹을 캐물었다. 김 후보자가 2008년 국회의원 임기 중 겸직 신고 없이 사기업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로 등록됐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야인 생활할 때 생활 방편으로 민간기업에서 고문으로 근무했다"며 "고문으로서 역할은 최선을 다해 도움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전반적으로 문 대통령의 인사 배제 원칙에 반하는 결격 사유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하지만 제기된 의혹을 되풀이할 뿐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 대체로 '무난한' 수준의 질문을 던졌다. 국회의원으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검증이 끝났다는 점과 한솥밥을 먹던 '동료 의식'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을 듯했다 .
일부 방송사 등의 실시간 중계 때문에 인사청문회가 계속 이어지자 안상수 의원은 잠시 조는 모습도 보였다. 쏟아지는 졸음에 눈을 잠시 감고 있던 그는 사진기자의 플래시 소리에 놀라 눈을 뜨며 잠을 쫓아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 도중 '깜짝 방문'해 소속 의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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