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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분석]'3당 후보 단일화' 가능성 없다?…마지막 카드는

  • 정치 | 2017-04-27 06:38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두 번째 대선 TV토론에 앞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두 번째 대선 TV토론에 앞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팩트 | 최재필 기자] 5·9 대선이 불과 열흘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에서 마지막 남은 변수는 '반문(재인) 후보 단일화'라는 데 정치권의 이견은 없다. 현재 후보들은 "단일화는 없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선거 판세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양강 구도에서 문 후보의 '1강(强)' 추세로 굳어지는 조짐을 보이면서 '단일화'가 본격 점화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정치권 일각에선 인위적 단일화가 아니라 유권자들의 '표'에 의한 단일화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후보가 주장한 "국민에 의한 자연스런 단일화"와 비슷한 맥락이다. '반문'을 위해 보수·중도 진영이 기대를 거는 마지막 카드이기도 하다.

◆인위적 단일화, 물리적으로 가능성 낮아

우선 정치권 안팎에선 자유한국당 홍준표·국민의당 안철수·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3당 후보 단일화'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후보별·정당별 의견 차이가 큰 데다 지난 25일부터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되는 등 물리적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후보 단일화 효과도 장담할 수 없다. 무엇보다 후보들의 완주 의사도 강하다.

실제 지난 25일 JTBC 주최 TV토론회에서 후보 단일화 질문에 안철수 후보는 "선거 전 연대는 없다고 100번 넘게 말했다"고 했고, 유승민 후보는 "후보 동의 없이 단일화는 안 된다"며 "나는 단일화하지 않는다"고 확언했다.

홍준표 후보도 완주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다만, 홍 후보는 "보수 대통합 차원에서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보수 후보 단일화 불씨는 살려두고 있다. 홍 후보는 유 후보와 새누리당 조원진, 통일한국당 남재준 후보에게 보수 대통합을 제안한 상태다.

정당별 희망사항도 제각각이다. 바른정당은 지난 24일 저녁부터 25일 새벽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에서 유 후보와 홍준표 후보, 안철수 후보 등 '3자 원샷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우리의 길을 그대로 가겠다"며 후보 단일화를 거부했다.

정치권 인사는 "각 후보와 정당의 계산법이 달라 인위적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이번 대선은 다자 구도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가 지난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렸다. /국회사진취재단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가 지난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렸다. /국회사진취재단

◆'홍찍문'?…'사표론' 앞세운 공포 마케팅으로 안철수에게 몰표?

인위적 단일화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치권 일각에선 그 대안으로, 가능성은 낮지만 '유권자에 의한 단일화'가 성사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른바 '사표론'을 앞세운 '공포 마케팅'으로 보수·중도 진영이 2위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는 논리다.

정치권 인사는 "공포 마케팅은 지난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도 나왔다"며 "이회창·김대중·이인제 3자 구도로 치러진 15대 대선에선 '이찍김(이인제 찍으면 김대중 된다)'는 말이 있었는데, 이인제 후보 출마로 보수표가 분산될 것을 우려한 이회창 후보 지지층의 공격 전략이었다. 2002년 대선에선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출마하자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이 '권찍이(권영길 찍으면 이회창 된다)'는 논리로 권영길 후보 대신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대거 표를 몰아줬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이 '홍찍문(홍준표 찍으면 문재인 된다)' 논리를 펴는 것도 '반문' 성향의 보수·중도 진영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전략이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선거에서 최악의 후보를 피하기 위해 차악의 후보를 뽑는다는 말이 있다. 보수진영의 표심이 현재 딱 이럴 것"이라며 이렇게 부연했다.

"문재인 후보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보수층은 반기문부터 황교안, 심지어 민주당 소속인 안희정 충남지사에게까지 지지를 보냈다. 현 시점에서는 안철수 후보다. 보수후보들이 결집이 됐을 경우 보수 표심은 그쪽으로 쏠리겠지만, 홍준표·유승민 후보 모두 완주한다고 밝히지 않았나. 이 상황에선 가능성이 높은 안철수 후보에게 결국 표심이 귀결될 것이다. 다만 안철수 후보가 보수층에 안보와 같은 분야에 대한 확실한 메시지를 던져줘야 한다."

극우 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도 "최악이 문재인 후보라면 안철수 후보는 차악"이라며 "문 후보가 당선되지 않게 하려면 홍 후보를 버리는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사표론' 전략은 "이미 물건너 갔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정치평론가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위원은 26일 <더팩트>에 "'사표론'을 앞세운 공포 프레임은 1·2위 후보간 지지율이 박빙일 때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포 마케팅은 철 지난 이야기"라고 했다.

황 위원은 이어 "설령 반문 연대를 하려면 홍준표·유승민 후보에게 물러날 수 있는 명분을 줘야 하고, 보수층에도 찍어야 하는 동기가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안철수 후보는 '국민에 의한 자연스러운 후보 단일화가 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는 문재인 되는 게 두려우면 나를 찍어라는 식이다. 국민들이 알아서 찍어준다는 게 말이 되나. 이것만으론 동기부여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단일화 최적 기회는 '29일'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단일화 기회는 몇 차례 있을까. 이번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 기회는 세 차례(후보 등록일·투표용지 인쇄일·사전투표일 전)다. 하지만 1차 데드라인으로 꼽히던 지난 15일 대선후보 등록일을 넘기면서 두차례 남았다.

2차 데드라인은 4월 30일(투표용지 인쇄일)이다. 이날부터 등록 후보의 소속 정당 의석수에 따라 기호·정당명·후보명의 인쇄가 시작된다. 29일까지 후보자 사퇴를 하면 투표용지에 '사퇴'를 표기할 수 있지만 용지 인쇄 이후 후보를 사퇴하면 용지에 아무런 표시를 할 수 없다. 무효표 발생을 막을 수 없는 것이다.

마지막 데드라인은 5월 4~5일 사전투표 전이다. 대선에서 사전투표를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대선부터 이틀간 사전투표를 하기 때문에 4일 이전이 마지막 단일화 시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pcho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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