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화곡동=신진환 기자] "집권 경험이 없는 정당의 후보는 항상 달콤한 약속을 한다."
캐릭터 하나는 확실한듯하다. 거침없는 언사로 유명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어김없이 경쟁 상대를 향해 '독설'을 날렸다. 상대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다.
상황은 이러했다.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화곡동 KBS 88체육관 아레나홀에서 열린 '선택 2017! 한농연 대선후보 초청토론회'(주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에 참석한 심 후보는 농업인들의 전폭적인 호응을 받으며 단상에 올랐다.
앞서 차례로 마이크를 잡은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보다 더 큰 함성이 터진 것이다.
환한 웃음을 머금은 심 후보는 첫 마디부터 상대 당 후보를 겨냥해 일침을 가했다. "홍준표, 유승민 후보는 이명박-박근혜정부 때 농어민 정책 그대로 되풀이할 것이고, 문 후보는 참여정부 때 어떻게 했는지 보면 되지 않겠느냐. 안 후보는 보수 쪽에 가니까 참여정부와 박근혜 정부 사이쯤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며 꼬집었다.
심 후보는 "농업이 이 지경이 된 책임은 모든 정부가 농업을 후진 산업으로 규정하고 산업 발전을 위해 여러분을 희생양 삼았기 때문"이라며 "정의당은 농민의 편이 돼 싸워왔다"고 표심을 자극했다.
심 후보는 비판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여기 오신 후보들은 역대 정부의 집권당에 몸담았던 분들"이라며 "농업 몰락에 대해 통감하고 진정한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과도 없이 이 자리에서 또 장밋빛 공약을 흔들면서 표만 얻어가려는 후보는 이제 믿지 말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심 후보는 ▲친환경 쌀 직불금 ㏊(헥타르)당 400만 원 지급 ▲65세 이하 모든 농민에 농민기본소득 월 20만 원 지급 ▲청년취업농 정착지원금 매년 1만명에 월 100만 원씩 5년 지급 ▲기초 농산물 품목별 곡물 자급률 40%, 식량 자급률 60% 달성 ▲혁신학교 부활 및 중고교 공공기숙사 설립 및 대학 특례입학 확대 ▲마을 공동 생활주택 보급 및 마을 공동급식 지급 등 농업 관련 공약을 발표했다.
심 후보가 연설하는 중간중간 관중들은 박수와 환호성을 지르며 호응했다. 심지어 심 후보가 발언을 마치고 퇴장하자 5~60여 명의 농업인이 썰물처럼 그를 따라나섰다. 때문에 객석은 빈자리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홍 후보는 심 후보에 맞대응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집권 경험이 없는 정당의 후보는 항상 달콤한 약속을 한다. 집권할 수가 없으니까 약속이라도 하는 것"이라며 심 후보를 깎아내리면서 말문을 열었다.
이어 홍 후보는 농업인들에게 두 가지 약속을 내걸었다. 그는 "제가 집권하면 김영란법 적용대상에서 농수축산, 임산물을 제외하겠다"면서 "현재 김영란법 3·5·10(식사·선물·경조사비 상한액)을 10·10·5로 바꾸어서 농수축산, 임산물 농민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농업정책자금 금리를 현행 평균 3%에서 1%로 낮추겠다"면서 "이렇게 하면 추가 소요자금이 2000억 원이 필요한데, 해마다 농림축산식품부 예산 중에서 불용액이 2조원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농업정책자금 금리를 현행 3%에서 1%로 낮춘다고 해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앞으로 정부에서 농업장려 정책으로 가장 먼저 소득증대 정책을 반드시 하도록 하겠다"며 "그렇게 되면 잘 사는 농민이 되고, 농촌이 되어서 돌아오는 농촌시대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홍 후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집권 가능성이 없는 당은 다 헛방"이라며 재차 심 후보를 정조준했다. 또 "지금 다른 데 일이 많다"며 3분 만에 연설을 마치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예정보다 일정이 지연되면서 다른 일정을 소화하는 데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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