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민지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되면서, 사실상 국민의당 후보로 확정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와 4년 만에 '리턴매치'를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전국 4개 권역 중 마지막 수도권·강원·제주 경선 후보자별 최종 합산 결과, 60.4%로 압승을 거둬 19대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문 전 대표는 호남·충청·영남에 이은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4연승을 거두면서 '문재인 대세론'을 입증했다.
2012년 대선에서 안 전 대표는 양보했고, 문 전 대표는 석패했다. 이후 앙금이 쌓인 두 사람의 갈등은 폭발했고, 급기야 지난 2015년 12월 안 전 대표가 더불어민주당(구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두 사람은 이번 대선에서 불꽃튀는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일단, 상황은 1위를 굳건히 한 문 전 대표에게 유리하다. 여러 고비를 넘기면서도 대세론을 공고히 했다. 그러나 치고 올라오는 안 전 대표에게 보수중도층이 표를 몰아준다면 문 전 대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같은 날 '내일신문'이 여론조사업체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4월 정례조사'를 한 결과, 5자 또는 3자의 다자대결에선 문 전 대표가 앞섰지만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의 양자대결에선 안 전 대표 43.6%, 문 전 대표 36.4%로 안 전 대표가 앞섰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때문에 문 전 대표는 본인에게 가장 큰 위협인 '비문연대'를 차단하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 안 전 대표를 '적폐청산'의 대상과 한 묶음으로 규정해 대결구도를 보다 선명하게 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는 최근 민주당이 안 전 대표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발언' 공격을 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문 전 대표는 정견 발표와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안 전 대표를 겨냥해, "권력을 나누려고 적폐세력에 가세하는 세력이 있다. 오로지 저 문재인이 두려워서 정치공학적인 연대를 꾀하고 있다"면서 "박 전 대통령 구속 하루 만에 사면을 말하고 용서를 말한다. 오로지 '문재인 반대'를 외치는 적폐세력의 연대, 저는 조금도 두렵지 않다"며 '혈투'를 예고했다.
문 전 대표는 수락연설 후 기자들과 '일문일답'에서도 "저와 안철수 후보의 양자구도가 된다는 것은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당 뿐만 아니라 구 여권 정당과 함께 연대해 단일 후보가 된다는 뜻"이라면서 "만약 구 여권 정당들과 함께 하는 후보라면 그것은 바로 적폐세력들이 '정권연장'을 꾀하는 그런 후보라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지금 많은 국민은 정권교체를 열망하고 있다. 적폐세력들과 함께 한다면 저는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분들이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비문연대'를 경계했다.
더불어 문 전 대표는 경선 기간 내 강조했던 '원팀(One Team)' 기조를 유지하며 안희장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층 끌어안기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선 기간 내 삐걱댔던 안 지사, 이 시장과 벌어진 관계를 좁히는데 매진할 전망이다.
문 후보가 대선후보 경선에서 압승했지만, 안 지사와 이 시장을 향한 지지층이 그대로 옮겨갈 것이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의 흐름을 보면, 안 지사 지지층 일부가 안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에게 '평행 이동'하면서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여론조사 흐름과 관련해 "안희정 후보의 14%는 문재인 후보에게도 가겠지만, 우리당 후보에게 더 많이 오고, 이재명 후보의 8%는 우리당에도 오지만 문재인 후보에게 더 많이 갈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상승할 수 있는 폭이 더 높다는 뜻"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정견발표에서 "안희정, 이재명, 최성, 박원순, 김부겸이 함께 한팀이 돼 가슴뛰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꿈을 이루겠다. 우리 한팀 자랑스럽지 않나. 든든하지 않나"라면서 '원팀'을 강조했다.
또한 '일문일답'에서 '안 지사, 이 시장과 본선에서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 중도보수층 이탈자는 어떻게 잡을 것인가' 묻자, "안 후보, 이 후보와는 이미 하나가 됐다. 함께 힘을 모아주신 지지자분들께 감사하다. 우리 세 후보가 주장했던 가치는 이제 저의 가치가 되고 우리 민주당의 기치가 됐다. 그분들의 정책 가운데 제가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면서 함께 하게될 것"이라고 양측 지지자들 끌어 안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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