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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프리즘] '충청'도 접수한 문재인의 '원팀(One Team)' 전략

  • 정치 | 2017-03-30 05:00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가 29일 오후 대전시 중구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선출대회'를 마친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문 후보는 충청권 경선에서 47.8%를 득표해 안희정(36.7%) 후보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대전=문병희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가 29일 오후 대전시 중구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선출대회'를 마친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문 후보는 충청권 경선에서 47.8%를 득표해 안희정(36.7%) 후보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대전=문병희 기자

[더팩트 | 대전=오경희 기자] "우리는 동지입니다. 함께해야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습니다."

호남에 이어 충청권 민심도 문재인을 선택했다. 29일 문재인 후보는 민주당 대선 후보를 선출할 충청경선에서 과반에 가까운 '47.8%'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문 후보의 '충청 1위'는 '호남 압승' 못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에서 60%대 지지율로 적통성을 얻는 동시에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털어냈다면, 문 후보는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를 자처한 중원의 민심까지 얻었다.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에 좀 더 가까운 충청을 공략해 '대세론'을 재확인한 셈이다.

무엇보다 안희정(충남지사) 후보의 '안방'에서 과반에 가까운 지지를 얻었다는 점도 유의미한 결과다. 경선 전 일각에선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이기지 못하더라도 엇비슷한 득표율을 얻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때문에 문 후보 측도 충청권역 순회경선인 경우 '과반득표' 보다 '1등 유지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고, 안 후보와의 현 격차를 최대한 유지하는 데 방점을 뒀다. 경선 당일 안 후보는 36.7%를 얻어 문 후보와 11.1%포인트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이재명 후보는 15.3%로 3위, 최성 후보는 0.2%로 4위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역 경선이 29일 대전시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가운데 1위 문재인 후보(왼쪽)와 2위 안희정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역 경선이 29일 대전시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가운데 1위 문재인 후보(왼쪽)와 2위 안희정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이 같은 결과는, 충청 민심 역시 '이길 후보'를 통한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 것이란 시각이다. 문 후보는 경선 정견발표에서 "이번 대선은 적폐세력의 집권연장이냐, 완전한 새로운 정권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완벽하게 승리해야 한다"며 "가장 완벽하고 가장 확실한 정권교체 카드 누구입니까"라고 압도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또한 경선 기간 내내 강조했던 '원팀(One Team)' 기조 역시 한몫했다. 안 후보의 '홈그라운드'에서 문 후보는 "안희정이란 걸출한 지도자는 저의 든든한 동지이고 우리당의 자산이다"면서 "제가 먼저 정권교체로 우리 동지들이 민주당 정부를 이어갈 수 있도록 주춧돌을 놓고 탄탄대로를 열겠다"고 충청 표심에 구애했다. 문 후보의 전략에 발맞춰 지지자들 역시 응원석에서 "문재인" 보다 "민주당, 민주당"을 연호했다.

결국, 문 후보는 충청 민심도 접수(?)하며, 정권교체의 길에 한발 더 가까워졌다. 문 후보는 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충청에 아주 좋은 후보가 있는데도 정권교체라는 큰 대의를 위해서 저를 선택해주신 데 대해 대전 세종 시민들, 충청도민들께 깊이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반드시 정권 교체를 해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문 후보(왼쪽)는 '충청 경선'에서도
문 후보(왼쪽)는 '충청 경선'에서도 "우리는 동지다"란 점을 강조하며 '정권교체'의 적임자라고 전면에 내세웠다./문병희 기자

문 후보 측은 오는 31일 열리는 영남권역 순회경선에서는 다시 '과반 전략'을 되살린다는 구상이다. 문 후보는 고향이 경남 거제이고 부산에서 자신의 '정치적 지주'인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안방 수성'에 실패한 안 후보 역시 '역전'을 노리고 있다. 안 후보 또한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어, 영남경선에서 문 후보의 '독주'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안 후보 측은 2·3위의 합산이 50%를 넘은 만큼 문 후보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결선행 가능성을 열어뒀다. 문 후보는 충청경선을 치르고 누적득표율이 60.2%에서 55.9%로 감소했다.

안 후보는 "오랫동안 '문재인 대세론'이 유지되던 상황에서 광주에서의 격차를 줄였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게임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아주시길 바란다. 아직 기회는 많다. 수도권 등 60%에 이르는 유권자에게 새로운 정치와 대한민국을 말씀드려 역전의 기회를 잡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역 경선이 29일 대전시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가운데 1위를 차지한 문재인 후보가 이재명, 안희정, 최성(왼쪽부터)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역 경선이 29일 대전시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가운데 1위를 차지한 문재인 후보가 이재명, 안희정, 최성(왼쪽부터)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상대적으로 열세인 이재명 후보도 역전을 자신했다. 이 후보는 "수도권은 56%의 선거인단이 몰려 있고 상대적 강세 지역이다"며 "수도권 선거인단이 저에게 확고히 투표해주시면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삶이 바뀌는 진짜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경선은 권리당원·일반 시민의 사전 투표소 투표, ARS 투표, 대의원 현장투표 결과를 합산한다. 지난 27일 호남권, 이날 충청권에 이어 오는 ▲3월 31일 영남권 ▲4월 3일 수도권·강원에서 순회경선(대의원 현장투표)을 실시한다. 후보자 확정은 4월 3일이며, 과반이상 득표자가 없을 경우 4월 8일 결선 현장투표를 진행한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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