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자유한국당 대선 본경선 최종 후보자 4인이 추려졌다. 이인제(68)·김관용(74)·김진태(52)·홍준표(62) 후보(이상 기호순)가 그 주인공이다.
4명의 후보는 22일 부산과 울산, 경남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합동 토론회를 시작으로 10여일 동안 대선 본선을 향한 본격적인 레이스를 펼친다. 이 가운데서 오는 31일 대선 후보가 선출될 예정이다.
저마다 '보수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적임자를 자처하며 본선 무대에 오르기 위해 분주히 뛰고 있는 후보자 4인에 대한 면면을 살펴보자.
◆ 대권 '사수생'…'피닉제' 이인제
이 후보는 네 번째 대선에 도전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역대 최다 대선 출마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공약으로는 300만 내외로 추산되는 신용불량자의 회생을 도와 경제활동에 동참하게 함으로써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신용불량자의 10년 이상 연체된 부채원금 1000만원 이하 전액 탕감 및 금융기관의 기록에서 삭제 ▲의무 변제 및 신용회복기간을 현행 7년에서 2년으로 단축 ▲일자리 제공 상담 등을 하는 '서민 신용상담 서비스' 기구 신설 등을 구체적 방안으로 내놨다.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제19대 퇴직의원 재산공개'에 따르면 이 후보의 재산총액은 주택과 예금 등을 포함해 16억7983만3000원이다.
1948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이 후보는 서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제2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6년 대전지법 판사 등을 역임한 그는 1987년 김엉삼 전 대통령의 주선으로 정계에 입문, 1988년 제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에 발을 들였다.
1993년 문민정부 시절 만 45세 최연소 장관으로 제10대 노동부 장관에 오르기도 했다. 1997년 신한국당(자유한국당 전신) 대선 경선에 처음으로 도전했으나 경선에서 패배해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 탈당한 뒤 국민신당을 창당해 대선을 치렀지만, 낙선했다. 당시 김대중 후보가 대권을 거머쥐었다.
이후에도 대권을 잡기 위해 10번 넘게 당적을 바꾸면서 '철새 정치인'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그럼에도 19대 총선에서 당선돼 6선의 금자탑을 쌓으며 정치생명을 이어와 '피닉제(불사조를 뜻하는 피닉스와 이인제의 합성어)'라는 별명도 얻는다.
◆ '6선 지자체장' 김관용
김관용 후보는 1942년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초등교사로 교편을 잡다 1971년 제10회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에 몸담는다. 이후 구미·용산 세무서장 등을 역임한 뒤 1991년 대통령 민정비서실 행정관을 지냈다.
1995년 지방 선거에서 구미시장으로 당선된 뒤 내리 3선에 성공했다. 2006년 지방 선거에서는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으며 역시 3선에 올라 6선 지자체장이라는 대기록을 쌓았다.
무엇보다 선거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불패신화'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경북지역에서 확실한 지지기반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다만, 지방자치에는 잔뼈가 굵지만 중앙정치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도 받는다.
김관용 후보는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로 대폭 이양해 실질적인 지방분권 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해 3월 공개한 '공직자 정기재산 변동사항'에 따르면 김관용 후보는 14억4746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2015년보다 1억4667만원이 증가한 수치로, 저축으로 인해 예금이 늘었다. 공개 대상자 경북 공직자 86명의 재산신고 평균금액은 10억8091만원이었다.
◆ '朴의 호위무사' 김진태
자칭 '보수의 아이콘' 김진태 후보는 강성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으로 분류된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를 요구하는 '태극기집회'에 거의 빠짐없이 참석하면서 보수층 결집에 힘썼다. 결과적으로 보수단체의 지지에 힘입어 대선에 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2일 1호 공약으로 '평화적 흡수통일'을 새정부 통일정책으로 제시했다. "부존자원 확보는 물론 기업들의 신사업기회 확충, 청년 일자리의 폭발적 신장을 통해 부국(富國)의 신화를 다시 쓰겠다"며 "수출 동력을 대폭 확대해 한반도의 웅장한 기상이 전세계를 뒤엎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정치 경력이 짧지만, 결코 평탄하지는 않았다. 거침없는 말로 논란의 장본인이 되기도 했다. "'촛불'은 바람불면 다 꺼지게 돼 있다"라며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하는 촛불 집회를 폄하해 지역구 시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또 지난해 10월 당시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현 대표)을 겨냥해 "왜곡과 선동으로 눈이 삐뚤어졌는데 뭔들 제대로 보이겠습니까"라며 신체적 결함을 비꼬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2015년 4월에는 "전세계적으로 국가가 비용을 부담해 민간 선박을 인양한 사례는 없다"며 세월호 인양에 반대하는 글을 SNS에 올려 유족 측과 시민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진태 후보는 공개된 재산등록사항 기준상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재산총액은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해 3월 발표한 재산등록사항 기준 25억6674만7000원이다.
1964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난 김진태 후보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4학년 재학하면서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검찰에 몸을 담았다. 검사 생활 20년의 절반가량을 공안검사로 지낸 그는 2008년 춘천지검 원주지청장에까지 올랐다.
고향은 그에게 '금배지'를 안겨줬다.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공천을 받고 19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여의도에 입성한다. 지난해 20대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깃발을 꽂고 재선에 성공했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와 강원도당 위원장 직책을 갖고 있다.
◆ '모래시계 검사'→'프로 막말러' 홍준표
홍 후보는 거침없는 언변가로 유명하다. 때문에 최근에는 '홍 트럼프'라는 별명이 생겼다.
당내 비주류인 홍 후보는 본경선에 오른 후보 가운데 유일한 비박계로 분류된다. 따라서 홍 후보와 친박계의 구도가 형성됐다. 우연의 일치인지, 앞을 내다보는 능력이 었어서일까. 무죄를 받은 지난달 16일 당내 주류인 친박계를 겨냥해 "양박(양아치 친박)"이라며 날을 세웠던 그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측으로부터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그는 최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에서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또 지난 17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대법원 유죄시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을 검토하겠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2011년 자신에게 질문한 여기자에게 "너 진짜 맞는 수가 있다"고 위협했으며, 그해 10월 대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대 계집애들 싫어한다", 2009년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안경을 벗기고 아구통을 날리겠다" 등 숟한 논란을 만들어 '트러블메이커'라는 오명을 썼다.
이처럼 도가 지나친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면서도 '막말'은 현재진행형이다. 일각에서는 '사이다' 발언이라는 긍정적 반응도 있지만, 수위를 넘어선 발언으로 물의를 빚는 그가 대선 후보로서 자격 미달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아직 구체적인 공약도 제시하지 않은 상황이다.
재산총액은 김진태 후보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3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에 따르면 홍 후보의 재산총액은 25억3763만원이다.
홍 후보는 1995년 제15대 총선에서 서울 송파갑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계에 진출했다. 그러나 1999년 7월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2001년 재보궐 선거 때 서울 동대문 을에 출마에 당선, 16대 국회의원으로 재기에 성공하고, 이후 같은 지역구에서 두 차례 더 승리했다. 당내 비주류였던 그는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역임했다. 19대 총선에서 다시 같은 지역구의 문을 두드렸으나 낙선, 변호사로 활동하다 2012년 재보궐선거에서 경남도지사에 당선됐다.
경남도지사로 지내면서 진주의료원 폐업과 무상급식을 중단해 도민들로부터 거센 발발을 받기도 했으나, 경남도의 적자를 줄이면서 도 자립도를 튼튼히 만들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1954년 경남 창녕 출생인 홍 후보는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학생운동에도 열성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광주지검과 서울지검 등에서 검사로 활약했다. 특히 1993년 이른바 '슬롯머신 사건' 수사를 통해 이 사건을 소재로 한 TV 드라마 '모래시계'가 인기를 모으면서 이른바 '모래시계 검사'로 이름을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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