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변동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가운데 거부권을 행사없이 성실히 답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대해서 법률대리인단 손범규 변호사는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 35분부터 박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뇌물수수 등 13가지 혐의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당초 영상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 전 대통령 측에서 영상녹화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10층 1001호로 변경됐다.
현재 1001호와 바로 옆 1002호 휴게실은 흰색 블라인드를 내려 창문을 막는 등 '철통'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황제 수사' 논란 재발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진술 거부권 행사 없어…호칭은 '대통령님'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오후 3시 30분께 기자들과 만나 "중대한 질문 가운데 3분의 1은 지나지 않았나 싶다"며 호칭은 '대통령님'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성실히 답변하고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진 않은 거로 알고 있다"며 "일률적이지 않지만 질문에 따라 단답형과 구체적인 의견개진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박 전 대통령 측 법률대인단 손 변호사는 검찰 측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물음에 "그런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변호인들이 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 영상녹화를 거부한 까닭에 대해선 "검찰에서 의견을 물어서 안 하겠다고 말했다"며 "결정권이 없는 줄 알아서 처음부터 응하려고 했다. 그런데 물어봐 줘서 의견을 (안 하겠다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점심은 '김밥·유부초밥·샌드위치' 도시락 해결
앞서 박 전 대통령은 2시간 30분가량의 오전 조사를 마무리하고, 김밥과 유부초밥, 샌드위치 등이 조금씩 든 도시락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선 실세' 최순실 씨는 지난해 10월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저녁으로 인근 식당에서 배달된 곰탕 한 그릇을 비운 바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또한 2009년 4월 검찰 조사를 받던 날 식당에 주문한 '특(特) 곰탕'으로 저녁을 해결했고, 1995년 11월 검찰 조사를 받은 노태우 전 대통령은 일행이 일식집에 주문해 가져온 도시락으로 식사했다.
◆친박단체, '밤샘' 장외 집회 예고
이와 함께 친박단체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집회를 열며 '장외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탄핵 무효와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선 서울올림픽 주제였던 코리아나의 '손에 손잡고'를 틀기도 했고, "박 전 대통령님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자"는 의견도 곳곳에서 제기됐다.
한편 검찰에 출두한 박 전 대통령은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는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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