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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두고 보라" 김종인이 민주당 탈당을 결심한 이유

  • 정치 | 2017-03-07 17:37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7일 탈당을 결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새롬 기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7일 탈당을 결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새롬 기자

[더팩트 | 오경희 기자] 대선 정국에서 거취를 고민해온 김종인(77)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결국 탈당을 결심했다. 지난해 1월 구원투수로 등판하며 입당한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김종인 전 대표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탈당을 하기로 했느냐'는 질문에 "민주당에서 탈당하겠다"고 밝히며 "탈당 날짜는 내가 앞으로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탈당 이후 행보에 대해선 "두고 보셔야지, 내가 미리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어느 당으로 들어가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간 정치권 안팎에선 평의원으로 돌아간 김 전 대표의 거취를 놓고 '탈당 후 대선 출마(제3지대 구축)' '잔류 후 안희정 지원' 등이 거론됐다. 지난달 독일로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김 전 대표가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힘을 싣는 발언 등을 한 만큼 후자에 무게가 쏠렸다.

그러나 김 전 대표의 거취는 탈당설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지난달 22일 독일 뮌헨안보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면 거취 표명을 하기로 했던 김 전 대표가 '침묵'하자 '탈당설'이 고개를 들었고, 지난 3일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김 전 대표는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는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을 탈당하겠다"며 구체적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임영무 기자

김 전 대표가 탈당을 결심한 이유론 본인의 정치적 어젠다인 '경제민주화'와 '개헌' 등에 대한 당의 소극적 기류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이 김 전 대표에게 개헌 추진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문자폭탄'을 보내고, 문 전 대표 캠프의 전윤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비판적 표현을 한 것 등이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김 전 대표는 혼자 전권을 행사해야 하는 성격"이라며 "(당 지도부가) 본인의 뜻대로 따라주지 않자 탈당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김 전 대표는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구원투수로 등판할 당시 '공동'이 아닌 '단독' 선대위원장을 고집했다. 이와 관련해 탈당 의사를 밝힌 김 전 대표는 "어떤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자리가 있을 때, 나는 (그 자리에서) 아무 일도 할 게 없으면 내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게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또 '문 전 대표와 맞붙을 안 지사의 승리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김 전 대표의 탈당 결심에 한몫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 전 대표의 측근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7일 기자 간담회에서 "김 전 대표께서 안 지사에 대해 우호적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런데 김 전 대표가 '과연 문재인 전 대표의 벽을 넘어설 수 있겠나' 거기에 회의적으로 생각을 하고 계셨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의 향후 거취를 놓고 '탈당 후 제3지대 구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더팩트DB
김 전 대표의 향후 거취를 놓고 '탈당 후 제3지대 구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더팩트DB

이제 관전 포인트는 김 전 대표의 향후 행보다. 우선 비문재인 진영과 개헌파를 중심으로 '제3지대'를 구축할 것이란 관측이다.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그는 총선 직후 당내 친문재인 진영의 배타적인 정치문화, 즉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비문 진영'의 핵심이 됐다.

김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일단 둑에 구멍은 뚫린 것 같은데 김종인 전 대표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 분은 좀 대연정 같은 큰 그림을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소속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국회 정론관에서 공공부문 개혁정책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날 김 전 대표와 회동한 데 대해 "(이번 대선은) 민주당과 개혁 세력의 양자대결이 될 것이다. 지금 자유한국당이 그대로 대선에 임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는 것이 김 전 대표의 말씀"이라며 "(김 전 대표가) 지금 정당을 택하거나 당장 정당을 만들 생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선 만약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인용 결정으로 조기대선이 임박한다면, 김 전 대표가 직접 대권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표는 "두고 보라"는 말로 대신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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