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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의 눈] 결별 앞둔 새누리당과 朴대통령, '진짜' 속내는

  • 정치 | 2017-02-08 05:00
정우택 원내대표가 지난달 말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나 박근혜 대통령의 자진 탈당을 건의했다고 알려졌다. /남윤호 기자
정우택 원내대표가 지난달 말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나 박근혜 대통령의 자진 탈당을 건의했다고 알려졌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바야흐로 대선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대선주자들은 광폭 행보를 펼치며 민심을 정조준하고 있고 각 정당은 상대 진영을 비난하며 사실상 대선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한데 따지고 보면 제19대 대선은 언제 치러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단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에 대해 언제 어떠한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제19대 대선 일정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때문에 '벚꽃 대선' '폭염 대선' 등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정도의 수식어가 언론 등에 자주 등장한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기존대로 12월에 대선을 치러질 수도 있다.

어찌 됐든 정치권이 대선을 앞둔 점은 분명하다. 선거를 앞둔 시기는 정치권이 가장 민감한 때다. 사소한 언행 하나가 지지율 그래프를 춤추게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말 '박근혜 대통령 풍자 누드화' 파문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떨어진 바 있다. 따라서 정치권은 논란 소지를 만들지 않기 위해 몸을 바짝 낮춘다.

정치권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이러한 시점에서 새누리당 지도부가 '1호 당원' 박근혜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할 것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7일 "박 대통령이 자진 탈당을 결심하지 않는 이상 우리 당에서 인위적으로 제명·탈당 절차를 밟지 않는 게 좋겠다"라며 "언론을 통해 듣는 것보다 직접 이야기 드리는 것이 대통령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 청와대 비서진을 통해서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탈당을 권유하거나 강제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의 자진 탈당은 대선 정국에서 새누리당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박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서 중도층을 포섭하고 샤이(Shy) 보수층의 결집을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새누리당의 '한 수'라는 것이다.

새누리당 1호 당원 박근혜 대통령은 자진 탈당 건의를 받는 신세가 됐다. 사진은 박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8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회동하기 위해 국회 로텐더홀에 들어서는 모습. /배정한 기자
새누리당 1호 당원 박근혜 대통령은 자진 탈당 건의를 받는 신세가 됐다. 사진은 박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8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회동하기 위해 국회 로텐더홀에 들어서는 모습. /배정한 기자

그도 그럴 것이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 이후 박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반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에 그쳐 종전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가지고 있던 최저 지지율 '5%'를 경신했다. 유탄을 맞은 새누리당은 또다시 집권여당을 차지할지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새누리당은 소위 '친박패권주의'를 청산한다며 '인적 쇄신'을 통해 친박 핵심 3인방(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징계 처분을 내렸다. 또 다른 친박계인 이정현 전 대표와 정갑윤 의원은 당적을 포기했다.

이러한 과정에서도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지 않았다. 이를 두고 완전히 친박계를 청산했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 당 윤리위원회 이전 '이진곤 체제 윤리위'는 지난해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와 관련해 박 대통령에 대한 당원으로서의 징계 방침을 확정한 바 있다.

대선체제에 시동을 건 시점에서 박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한 그 자체는 손 안 대고 코 풀려는 격으로 볼 여지가 있다.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을 강제로 내친다면 박 대통령의 지지자와 보수층의 반발이 예상되는데, 애초 이러한 후폭풍을 고려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임기 말 레임덕이 아닌 탄핵을 걱정해야 하는 박 대통령과 이제 와 작별을 고하겠다는 취지의 건의는 인명진 비대위원장 체제 이후 새누리당 방침과 정면 배치되는 행위이다. '박 대통령 자진 탈당 건의' 논란 이후 새누리당은 현안 관련 브리핑을 통해 "윤리위원회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징계는 탄핵이 결정될 때까지 보류한다는 원칙을 이미 정했으며 이것이 우리의 당론"이라고 못박은 바 있다.

최근 새누리당은 당명와 당명 등을 바꾸고 재창당 수준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두고 박 대통령의 흔적을 지우려는 것이냐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새누리당 당명은 2012년 2월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 대통령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일도 심심찮게 목격되는 정치판이다. 그럴 때마다 국민은 정치권을 향해 고개를 가로젓는다.'1호 당원'의 당적이 문제가 되는 지금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의 '진짜' 관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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