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초=변동진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 씨 법률대리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가 법정에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를 상대로 가십성 질문을 해 '국정농단' 사태를 흐리려고 했다는 지적이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9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2시께 증인으로 참석한 고영태 씨와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측은 8시간이 넘는 법정 공방을 이어갔다.
재판장에 들어간 일부 방청객은 공판이 휴정되자 "이경재 변호사가 고영태를 쥐 잡듯 잡았다"며 "법정을 가십으로 몰고 가려고 했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또 다른 방청객들은 "(이경재 변호사가) 돈에 영혼을 팔았다"며 "우리가 1만 원씩 걷어서 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이경재 변호사는 고영태에 ▲피고(최순실 씨)가 증인 집에 갔을 때 낯선 젊은여자가 정유라의 개를 안던 사실이 있냐 ▲이 여성이 최 씨에게 '고영태가 있으라고 했다'는 말을 한 건 알고 있냐 ▲신사동 의상실 CCTV와 몇 건의 문서 등을 이용해 1억 원을 요구했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
또 ▲증인은 신용불량자가 된 적 있나, ▲채무를 해결하러 최순실 씨와 동북아 사무실에 들른 적이 없냐 ▲최순실 씨로부터 보증금 2000만 원, 월세 100여만 원의 집을 제공받았냐라고 추궁해 법정은 비방·신경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이에 김세윤 부장판사 "앞서 1억 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다"며 이런 질문(사생활)은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고영태 씨 보증금 및 여성 문제와 관련해 "(보증금은) 모두 돌려줬다"며 "왜 개인적인 사생활 얘기를 계속 꺼내 신성한 법정을 모독하냐"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머리도 나쁜데 무거운 돌XX리는 왜 들고 다니냐'는 발언에 대해선 서로의 책임으로 떠넘겼다.
고 씨는 "최순실 씨가 저와 모든 직원들에게 했고, 조성민 더블루K 대표도 이런 모멸감에 회사를 나갔다"고 밝혔다. 이경재 변호사는 "여기 조사한 검찰도 있다"고 반박하자 고 씨는 "조사가 잘못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고 씨는 "최순실 씨를 낙원상가 앞에 내려주면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청와대까지 데리고 갔다"며 "그럴 때면 피고인은 '피곤한데 청와대로 들어가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대통령이 부른다'고 짜증을 많이 냈다"고 폭로했다.
이같은 폭로에 이경재 변호사는 "모두 추측이다.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맞섰다.
한편 12시간에 육박한 공판을 마치고 나온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재판에 대해 "고영태 및 주변인들이 검찰에 제출한 녹음파일을 다 들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만족한다"고 답했다.
고 씨는 '헌재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이유'와 '최순실 씨가 태블릿PC를 사용한 것을 직접 목격한 적 있냐'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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