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앤스타

[TF프리즘] 표창원 때린 정우택, 과거 잊은 '내로남불'

  • 정치 | 2017-02-04 05:00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 풍자 누드화' 논란을 일으킨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국회 차원의 징계를 요구했다. /배정한 기자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 풍자 누드화' 논란을 일으킨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국회 차원의 징계를 요구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3일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국회 차원의 징계를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표 의원의 대통령 누드 사진 국회 전시회 사건은 참으로 부끄럽고 국격을 추락시킨 일"이라며 "국회 차원에서 공정한 징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표 의원은 '표현의 자유를 향한 예술가들의 풍자 연대'와 함께 지난달 20일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그림전 '곧, BYE! 展'을 주최했다. 문제는 전시물 가운데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더러운 잠'이라는 그림이었다.

'더러운 잠' 그림 속엔 세월호 침몰 장면과 벌거벗은 박 대통령이 잠들어 있으며, 복부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초상 사진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라고 적힌 미사일, 강아지 두 마리가 놓여 있다. 또 박 대통령 옆에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미용 목적으로 추정되는 주사기들을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복수 정당의 여성의원들과 각종 여성단체 등에서 인격 모독과 여성을 비하했다는 이유로 문제를 제기했다. 순식간에 표 의원은 논란의 중심에 섰고,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2일 표 의원에게 '당직 정지 6개월'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로써 논란은 일단락한 모양새였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가 국회 윤리위에 중징계를 요구하고 표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러한 발언은 사전에 배포한 연설문에는 없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2007년 8월 당시 충북도지사 재임 시절 이명박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선 예비후보에게 예전 관찰사였다면 관기(官妓)라도 하나 넣어드렸을 텐데
정우택 원내대표는 2007년 8월 당시 충북도지사 재임 시절 이명박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선 예비후보에게 예전 관찰사였다면 관기(官妓)라도 하나 넣어드렸을 텐데"라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이새롬 기자

'돌발 발언'은 정 원내대표가 사실상 대선 정국 상황에서 '야당 흔들기'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정 원내대표가 꺼져가던 논란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려 진보층 이탈과 무당층을 흡수하겠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새누리당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도와 자당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민주당에 압도당하고 있다.

그런데 복잡한 셈법을 차치하고, 정 원내대표의 지적은 쉽게 수용하기 어렵다. 그 역시 과거 성 상납 발언으로 논란의 장본이었기 때문이다. 2007년 8월 당시 충북도지사였던 그는 이명박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선 예비후보에게 "예전 관찰사였다면 관기(官妓)라도 하나 넣어드렸을 텐데"라고 말해 정치권과 여성계로부터 매서운 질타를 받았다.

성 의식 부재를 드러낸 정 원내대표가 과연 표 의원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아울러 무책임한 포퓰리즘이 아니냐고 되묻고 싶다. 물론 표 의원이 표현의 자유를 위해 국회라는 공간에 전시할 수 있도록 해 논란이 발생한만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각박한 '헬조선'에서 살아간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국민은 온갖 신조어를 쏟아내며 시대의 부조리를 풍자한다. 치열한 경쟁으로 증폭한 이기적인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절묘하게 꼬집는 신조어가 있다. 이름하여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줄임말). 정치계에서 유독 '내로남불'이 만연하다지만, 자신의 잘못을 잊고 질책만 한다면, 국민 신뢰 회복을 바라는 정치권의 갈망은 '불륜'이지 않을까.

yaho1017@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