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조기 대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발맞춰서 범여·야권 대권후보들이 민생 행보에 나서면서 사실상 대선모드로 접어든 분위기이지만, 새누리당은 대선 후보 기근에 시달리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의 이러한 상황은 비주류의 집단 탈당으로 분당 사태를 맞으면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등이 떨어져 나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합류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자금난을 이유로 기성 정당에 합류하겠다고 밝힌 반 전 총장은 지난 16일 "탄핵 사태로 당이 쪼개지지 않았다면 새누리당에 들어가 경선도 했을 텐데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라며 입당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여전히 당내에서는 여전히 반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충청권 의원 좌장 격인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지원을 약속했다. 다만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매달리지 않겠다"고 적정선을 두며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이 가세하지 않을 경우 적극적인 구애로 영입에 공을 들였던 새누리당으로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양강체제를 굳혀가는 '대어'를 놓친다면 지상 최대 과제인 정권 재창출은 요원해진다.
19일 현재 새누리당에서 대권에 공식 도전을 선언한 후보는 이 전 위원이 유일하다. 그러나 실제 대권을 노리기보다는 당내 선봉에서 대선 분위기를 띄우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밖에 잠재적 대권 주자로 5선의 원유철 의원이 꼽히고 있다. 최근 야권의 대선 주자를 향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는 원 의원은 설 이전에 대선 출마 선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잠룡'으로 분류된다.
정계 안팎으로 새누리당은 야권보다 상대적으로 대선후보군의 폭이 좁고 대권주자의 지지도가 타당보다 떨어진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정당별로 살펴보면 아직 입당하지 않은 반 전 총장을 제외하고, 대권주자들 가운데 새누리당의 무게감이 가장 떨어진다"면서 "당 쇄신 작업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오랜 계파 갈등으로 싸늘한 민심이 돌아올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최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카드가 거론되고 있다. 황 권한대행과 새누리당 지도부는 16일 만찬을 갖고 국정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정계 일각에서는 황 권한대행과 여당 지도부가 '교감 쌓기'가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황 권한대행이 '구원투수'로서의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9일 발표한 차기대선후보 지지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의 지지도는 7.2%를 기록했다. 이는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뒤를 이은 것이다.
대선주자 물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새누리당은 서두를 게 없다는 분위기다. 인 비대위원장은 지난 17일 tbs 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본격적으로 대선후보를 발굴하기만 하면 우리도 다른 당 못지않은 후보 많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치권은 상반기에는 대선이 치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판결이 빠르면 3월 초께 나올 경우 새누리당은 시간에 쫓기게 된다. 대선 정국에 맞춰 경쟁력을 갖춘 독자적인 대선후보 옥석을 발굴해야 하는 숙제를 어떻게 풀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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