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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최순실 재판' 본 방청객 "악독 눈빛, 반성 전혀 안 해"

  • 정치 | 2016-12-19 17:21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해 국정을 농단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19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호송차량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서울중앙지법=임세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해 국정을 농단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19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호송차량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서울중앙지법=임세준 기자

[더팩트 | 서울중앙지법=서민지 기자] 19일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 씨의 첫 재판을 방청한 방청객들은 하나같이 "반성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청권 추첨 경쟁률 2.66:1을 뚫고 최순실 씨의 재판 과정을 지켜본 시민들은 5번 법정 출입구를 빠져나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이날 오후 2시 10분,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150석)에서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 등 3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검찰이 최 씨를 재판에 넘긴 지 약 한 달 만인 이날, 시작 전부터 5번 법정 출입구는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과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최순실 관련 사건 방청권 배부 장소엔 방청권을 받기 위한 사람들이 긴 줄을 서기도 했다.

최 씨는 법정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 혐의는 물론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등과의 공모도 부인했다./서울중앙지법=사진공동취재단
최 씨는 법정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 혐의는 물론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등과의 공모도 부인했다./서울중앙지법=사진공동취재단

재판을 지켜본 방청객 최희순(여·성북구 길음동) 씨는 "최순실 씨에게 반성의 분위기는 느끼지 못했다. 변호인이 '피고인도 인권이 있는데 너무 강압적인 수사를 했다'고 하더라. 검사 측에선 '강압적이지 않았다. 최순실 씨 허가 하에 수사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는데 '(나라가) 지금 이 지경인데 무슨 인권을 찾고, 뭘 찾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속으로 성질이 났다"고 최 씨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씨는 "법에서 허용하는 최고형으로 내려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전 국민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겠나"라면서 "힘들게 사는 국민이 얼마나 많나. 그런데 최순실 씨는 온갖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만들어 호의호식하면서 온 나라를 흔들어놨다. 정말 이건 아니지 않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최 씨는 방청객에서 바라본 피의자 최순실 씨의 눈빛에선 반성의 기미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그야말로 악인의 눈빛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그 사람은 원래 눈빛이 악독(惡毒)한 거 아닌가? 그동안 TV와 사진에서 봤다. 눈빛에서 선한 것을 볼 수 없었다. 오늘도 재판이 끝나고 나가면서 뒤를 딱 돌아보는데 저번에 TV에 나왔던 모습과 똑같더라. 반성한다거나 그런 건 전혀 느낄 수 없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최순실 씨의 재판을 방청석에서 지켜본 한 시민은
최순실 씨의 재판을 방청석에서 지켜본 한 시민은 "반성의 눈빛을 전혀 볼 수 없었다. 끝까지 자신의 범죄를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고개를 내둘렀다. 법정에 들어서는 최순실 씨./서울중앙지법=임세준 기자

또 다른 방청객인 최점성(강서구 화곡동) 씨도 법정에선 최 씨의 모습에선 반성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부인으로 일관하는 모습에 화가 났다고 했다.

최 씨는 방청을 신청하게 된 계기를 묻자 "최순실이란 사람을 직접 보고 싶어서 신청했다. 뉴스를 통해 나라를 시끄럽게 한 장본인의 얼굴을 직접 보기 위해 찾았다. 최순실 씨의 범죄로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했다. 그래서 어떻게 생겼는지 한번 보려고 왔다"면서 "뉴스를 보니까 얼굴에 8000만 원을 들여서 보톡스도 맞고, 시술을 했다고 하더라. 궁금해서 왔는데 얼굴 정면을 보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최 씨는 최순실 씨가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혀를 내둘렀다.

최 씨는 "최순실 씨가 공소사실을 일괄되게 부인했다. 반성하는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말을 작게 해서 잘 들리지 않았는데 '아닙니다. 아닙니다'로 일관하더라. 앞으로 법정에서 두고 봐야 하겠지만, 아무래도 장기전으로 갈 것 같다"고 재판 과정을 지켜보며 답답했던 심경을 설명했다.

이어 "국민 한사람으로서 재판을 지켜보는데 답답하더라.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하는데 부인만 하니까. 제일 답답했던 것은 공소사실을 하나같이 전부 부인한 것이었다. 최순실 씨는 부인만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사실대로 말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계속해서 시간만 끌어서 나라가 이 꼴인데 이제라도 사실대로 용서를 구했으면 좋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한편 재판부는 최 씨의 두 번째 재판을 열흘 뒤인 오는 29일 열기로 했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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