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민지 기자] 법원이 국민의당 선거비용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된 박선숙 의원(56)과 김수민 의원(30)에 대해 검찰이 재청구한 구속영장을 또 기각했다.
법원이 기각 결정을 하면서 검찰은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고, 아울러 국민의당의 검찰을 향한 '비판 공세'는 한층 더 거세질 전망이다.
박민우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는 29일 "피의자 모두 주거가 일정하고 도주할 염려가 희박하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현 단계에서 구속은 피의자 방어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고 판단된다"며 두 의원에 대한 검찰의 영장 재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이 1차로 청구한 영장이 기각된 지 16일 만이다.
검찰 청사에서 결과를 기다린 박선숙 의원은 30일 오전 0시 30분 청사를 나와 "앞으로도 법적 절차에 따라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제 원칙이고 방향"이라면서 한층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고, 뒤따라 나온 김 의원 역시 밝은 목소리로 "사건의 진실에 대해 잘 판단해주신 판사님께 감사드린다. 밤늦게까지 기다린 기자들도 수고하셨다"고 말했다.
검찰의 '영장재청구'에 속을 부글부글 끓이던 국민의당은 영장 기각 소식이 들리자마자 기다렸다는듯 검찰을 압박하는 논평을 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검찰의 부당한 영장재청구에 대한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환영한다. 국민의당은 검찰의 즉각적인 반성과 사과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손 대변인은 "검찰의 영장재청구는 애초부터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무리한 조치였다"면서 "더욱이 국민의당의 조직적 증거인멸 가능성을 재청구 사유로 서슴없이 기재하는 등 공당을 모욕하고 정당활동을 위축시키려는 했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30일 오전 페이스북에 '검찰 치욕의 날'로 부르며 "29일 검찰 역사 68년 만에 현직 검사장이 구속기소 됐다. 또한, 국민의당 두 의원에 대한 새로운 사실도 밝히지 못한채 '국민의당이 피의자를 위해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라는 사유로 기각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가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으로 또 기각됐다"고 언급했다.
박 위원장은 "공당을 범죄집단으로 증거도 없이 몰아간 검찰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책임자를 문책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국민의당은 우병우 수석의 해임과 검찰 개혁을 국민과 함께 끝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2일 1차 영장 기각 당시 "사필귀정(무슨 일이든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이다.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는 데 그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탄력을 받은 국민의당은 검찰의 무리한 영장재청구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도 "공수처 신설 등 검찰개혁에 대한 우리당에 대한 의지를 보고 위기감을 느낀 검찰이 '야당 길들이기, 야당 재갈 물리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검찰의 '야당 탄압'을 강조했다.
또한. 국민의당은 새누리당 조동원 전 홍보본부장 홍보동영상 수수 의혹, 현기환·최경환 녹취록 사건 등 새누리당 선거사범 수사와 형평성을 따져 물어 비난 여론을 새누리당으로 분산, 국면 전환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29일) 조배숙·김경진 의원 등이 대검과 법무부에 들러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간 수사 형평성에 대한 내용을 항의한 바 있다.
더불어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과 손잡고 '강공 모드'로 검찰 개혁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국민의당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진경준 검사장 사태를 계기로 불거진 검찰개혁을 위해 공수처 신설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주까지 더민주와 단일 법안을 만들어 공동 발의할 계획이며, 정의당은 지난 21일 노회찬 의원이 공수처 설치 법안을 이미 발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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