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민지 기자] '리베이트 의혹'으로 창당 이후 최대 위기에 처한 국민의당이 27일 '운명의 날'을 맞는다. 이날 이번 사건이 '당 차원'의 조직적 범행(리베이트)인지, '업체 간 관행'인 실무적 문제인지 판가름 날 예정이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도균)는 이날 오전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의 최측근이자 당시 사무총장으로 이번 사건의 핵심축인 박선숙 국민의당 의원(당시 사무총장)에 대해 소환 조사를 실시한다. 같은 날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왕주현 사무부총장은 서울서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는다.
◆ 핵심은 '安 측근' 박선숙, 사무총장은 정말 몰랐을까
국민의당 리베이트 의혹의 핵심은 안 대표의 최측근인 박선숙 의원이 이번 사건에 개입했는지다. 검찰은 리베이트 수수를 주도한 의혹을 받는 박 의원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이날 소환 조사한다. 박 의원의 검찰 출석은 국민의당은 물론 안 대표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안 대표의 측근 중의 최측근이면서 당 창당 초기부터 사무총장으로서 안살림을 책임져왔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김수민 의원의 변호인 의견서에 따르면 김 의원은 자신이 대표로 있던 브랜드호텔 B사와 S사로부터 받은 1억 7820억 원에 대해 "국민의당 PI(party identity·당 상징 문양) 등을 개발하고 정당하게 받은 돈"이라면서, 당시 작성했던 허위계약서는 "왕 부총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 의원이 허위계약서 지시 당사자로 왕 부총장을 지목했지만, 당시 사무총장이었던 박 의원이 이를 몰랐을지도 관심사다.
김 의원 측은 의견서에 국민의당 회계 책임자였던 사무총장 박 의원은 단 한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검찰 측과 이를 고발한 선관위 측은 이 과정에서 박 의원과 왕 부총장이 상당한 의견교환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검찰은 이날 박 의원을 상대로 김 의원이 대표로 있었던 브랜드호텔과 B·S사 간 계약 관계, 리베이트성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지시 여부 등을 "누가, 얼마나 가담했는지"를 초점에 두고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 왕주현의 '구속 영장' 발부, '속수무책' 국민의당
박 의원 못지않게 국민의당은 이번 사건의 '실행자'로 파악된 왕 부총장의 구속 여부에 따라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검찰에 따르면 왕 부총장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홍보업체 브랜드호텔의 광고·홍보 전문가들로 꾸려진 TF를 만들어 선거 홍보 업무를 총괄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왕 부총장은 4·13 총선 당시 선거운동 관련 대가 지급을 위해 광고업체에 광고계약과 관련해 리베이트를 요구해 선거홍보 TF팀에 이를 지급하게 한 혐의, 리베이트로 TF팀에 지급한 돈까지 국민의당이 실제 사용한 선거비용인 것처럼 선관위에 3억여 원의 허위 보전 청구를 해 1억여 원을 보전받아 편취한 혐의(사기)를 받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그동안 브랜드호텔 내 있는 TF팀일뿐, 당과는 무관한 조직이며 업체들간 거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당내 자체 진상조사단장인 이상돈 최고위원은 "브랜드호텔 계좌에서 국민의당으로 돈이 흘러들어오지 않았다"는 근거로 정치자금법 위반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검찰 측은 "TF가 국민의당 내부 조직인지 외부 조직인지는 가릴 필요가 없다. 국민의당을 위한 선거 TF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일축했다.
◆ 국민의당, 정책정당 과시 '안간힘'…朴 "누구도 보호 안해"
당초 검찰이 '영장 청구'라는 초강수를 둘 줄은 예상치 못했던 국민의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운명의 날'을 맞기 전 국민의당은 당 지도부의 공식 외부일정을 자제했다.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등은 주말 동안 공식 일정이 없었으며, 안 대표는 이날도 오전 9시 최고위 후 오후 2시 '고압지중송전선 전자파로부터 안전한가' 토론회만 참석할 뿐, 정치적인 일정은 삼가는 모양새다.
김성식 정책위의장만 나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 연합 탈퇴) 여파에 대응한 간담회를 열고, '브렉시트 점검 TF"를 발족시키는 등 '정책정당 면모'를 부각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한, 그동안 "당과 리베이트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국민의당은 종전과 달리 검찰 수사가 정점으로 치달으면서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엄중히 처리하겠다"는 '불관용 원칙'으로 입장을 변경하는 등 당내 분위기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 수사에 거듭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거듭 경찰 수사에 협력하며 주시하겠다"며 "누구를 옹호하고 보호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정치 일정에 주는 영향 등을 감안해 가급적 조기에 수사를 끝내기 위해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사건을 마무리를 지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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