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국회=서민지 기자] "우리 아들이 가버린 순간에 내 생명이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는데…너무 어린 손주들과 며느리가 있기 때문에 내 남은 인생을 그 아이들을 위해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목멘 목소리에서 갑자기 떠나 버린 '마왕' 고 신해철 씨에 대한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이 묻어났다. 12일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 의원실에서 신 씨의 어머니 김화순 씨는 "우리는 법도 잘 몰라요. 의사가 아니라 의학적인 것도 모르고요. 제가 말을 함부로 해도 되는 자리인지…"라고 말끝을 흐리면서도 "사고 한 번 냈을 당시 (의료가) 정지가 됐었다면 우리 애같이 사망하지 않을 것 아닌가. 우리 아들 같은 불행한 사고가 더는 일어나지 않도록 힘써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의사 출신이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안 대표는 김 씨의 이야기를 차분히 경청하며 이따금 "네, 맞습니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오후 3시께 안 대표는 이른바 '신해철법'으로 불리는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공청회 추진을 위한 국회 콘서트 관계자 및 가수 고 신해철 씨의 유족을 면담했다.
안 대표는 "('신해철법'을) 반대하는 단체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분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그분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하겠다. 어느 정도 협의가 되면 그분도 함께 참여하는 공청회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면서 "그분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실질적 성과를 이루기 힘들 것"이라면서 법안 논의를 위해 당 차원에서 힘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한 "이번 19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한 노력해보겠지만, 만약 이번 국회 내 안 되더라도 20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안건으로 올라가서 법안소위부터 시작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의사들도 ('신해철법'과 관련해) 우려가 크다. 그런 우려들을 풀기 위해서라도 끊임없이 합의점을 찾아 나가는 게 정치가 해야 할 부분 아닌가.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신해철법'은 의료사고 피해자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면 의료인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조정이 자동으로 시작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정록 새누리당 의원이 비슷한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으나 법안 소위 단계에 멈춰 있는 상태며, 제19대 국회가 폐회되면 자동 폐기된다.
신 씨의 '절친'으로 알려진 남 씨는 "가장 오해를 사는 게 저희가 이 법을 통해 의사를 공격하려 한다는 것인데 전혀 아니"라면서 "공청회 때 의사들도 함께 참석해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으로 문제를 어떻게 풀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런 자리가 될 수 있는 공청회를 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는 '투쟁'이 아니라 '설득'을 하려는 거다. 그러니까 안 대표께서도 상황이 이러니까 해달라는 식의 '압박'보다는 잘 '설득'해주시길 부탁한다. 편한 마음으로 만나서 마음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이번 면담은 남 씨 제안으로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의료법 개정 공청회 촉구 콘서트에 앞서 진행됐다.
한편 이날 면담에는 신 씨 어머니 김 씨, 누나 신은주 씨와 드러머 남궁연 씨, 신 씨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 양승선 대표, 영화 '도가니' 제작자 엄용훈 삼거리픽처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신 씨의 아내 윤원희 씨는 건강상 문제로 함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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