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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빈, 더민주 입당 인사말 "젊은 층, 열정으로 들끓게"(전문)

  • 정치 | 2016-01-11 10:50

김빈 청년 디자이너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국회=문병희 기자
김빈 청년 디자이너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국회=문병희 기자

[더팩트 | 오경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1일 김빈(34·여, 본명 김현빈) 청년 디자이너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김빈 디자이너는 입당 인사말을 통해 "저는 젊은 층이 다시 열정으로 들끓게 만들고 싶다"면서 "우리 정치를 보다 긍정적(또는 아름답게)으로 바꾸는 일에 디자인적 상상력을 쏟아 부으려 한다. 정치를 보고 싶고, 알고 싶고, 참여하고 싶어지는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김빈 디자이너는 2005년 엘지전자에 입사해 8년간 휴대전화 디자인, 디자인 전략 및 경영팀을 거쳤다. 엘지전자 재직 중이던 2009년 뉴욕현대미술관 데스티네이션 서울 프로젝트에서 '드링클립(DrinKlip)'으로 데뷔했다.

그의 데뷔작 <드링클립>은 2012년 독일 IF디자인 어워드(iF Product Design Award, Germany)를 수상하기도 했다. '드링클립'과 전통 한지제작 기법으로 제작된 '한지바스켓'은 초·중학교 미술과 국어교과서에 각각 실리기도 했다.

다음은 김빈 디자이너 입당 인사말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김빈입니다.

저는 디자이너입니다. 전통을 디자인하는 사람입니다.

전통이라고 하면 느낌이 어떠신가요, 무언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워 알고 있지만 내게는 와닿지 않고, 전통이라고 하면 고루하고 오래되고 나와는 먼, 일단은 '쿨'하지 않은 것으로 여깁니다.

이러한 인식에서 전통을 '지켜야' 한다고 하면 어떤가요? 이들은 점점 더 멀어질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전통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수천년 역사 속에서 '살아남은' 것들입니다. 누군가에겐 수천년 동안 필요했기 때문에 남겨진 것이며 역사 속에서 다듬어진 보석들입니다.

하지만 젊은 층에겐 이것이 보석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이들에게 보석을 알리기 위하여 생활 속에서 갖고 싶고, 가질 수 있고, 충분히 누리며 궁금해 할 정도의 매력적인, 그래서 생활 속에서 향유할 수 있는 우리 문화를 디자인하였습니다. 지켜야 하는 전통이 아닌, 내가 지키고 싶은 존재로 완전히 접근을 달리한 것입니다.

일반인들에게 '정치' 라고 하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요? 밝고 맑고 무언가 웃음이 나오는 단어인가요? "맑은정치, 바른 정치, 젊은정치" 어떤 미사여구나 수식어가 붙어도 거리가 멀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지금 이시대, '정치'라고 하는 단어가 살아있는 것은, 이 시대에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남겨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이 시대의 정치가, 우리 세대의 "진지한 관심"과 "새로운 해석"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를 어렵게 하는 것도 정치이지만, 바로 새로운 대안과 정책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도 정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알려줘야 할까요. 그리고 어떻게 알려줘야 할까요.

저는 더불어 민주당에 입당함으로써 아래의 세 가지를 이루고 싶습니다.

첫째, 저는 디자인적 사고를 통해 정치를 재해석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향유하는 아름다운 정치를 만들겠습니다.

2015년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CEO는 나이키의 마크 파커입니다. 이 사람은 전문 경영인이 아닙니다. 바로 에어맥스와 에어조던을 직접 디자인한 디자이너 출신입니다. 그는 2006년 CEO 영입 이후 복잡하게 얽힌 조직을 전통적인 재무적인 관점이 아니라 디자인적 사고로 심플하게 정리함으로써 조직 내부를 개편하고, 시대 변화에 발맞춰 디지털 스포츠 사업부서를 창설함으로써 나이키의 매출과 수익이 각각 2배씩 늘어났으며, 이에 따라 기업가치도 동반 상승하였습니다.

저는 디자인적 사고를 통해, 흔히 정치 하면 떠오르는 복잡한 사고들을 단순하게 정리함으로써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접하기 쉽고, 나아가 매력적이어서, 누구나 알고 싶고, 알기 쉽고,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정치를 만들겠습니다.

이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지금 시대는 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다양한 매체와 플랫폼이 융합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제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것이 '쿨한 시대는 지났습니다. 국민들은 이제 온몸으로 사회의 변화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에 저는 이제 국민들에게 '정치뉴스'가 그들에게 '매력적인 토론 거리'가 되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둘째, 저는 젊은 층이 다시 열정으로 들끓게 만들고 싶습니다.

청년들이 좌절하고 있습니다. 청년이 자리잡고, 뜻을 세울 자리가 없습니다.

에어 비앤비, 우버, 카카오 택시 등 관계망이 산업의 핵심인 초연결 시대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청년창업/고용정책은 '취로사업'의 틀에 머물러 있습니다.

사람의 관계망이 시대를 규정합니다. 경쟁의 시대가 아니라 상생과 협업, 융합의 시대입니다.

저는 지금의 청년들이 스스로 자신의 컨텐츠를 만들고, 생산하고 서로에게 공유하고 연결하여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그들의 자리를 그들 스스로가 만드는, 그들의 브랜드가 넘치는, 만드는 사람들의 시대, '청년 명장 시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들 스스로가 자신의 브랜드를 키우며 세계 속에서 경쟁하며 자신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삶의 주도권을 쥐어 주고 싶습니다. 이 주도권이 바로 이들을 열정으로 들끓게 만들 것이라 확신합니다.

셋째, 저는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브랜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진정 우리의 반만년의 역사 속에 다듬어진 많은 컨텐츠는 우리 민족의 뛰어난 창조성을 보여줍니다.

특히 한지 제작기술은 13세기부터 중국에서 가장 잘 만든 종이를 '고려지'라고 칭했습니다. 이것은 대명사처럼 쓰여져 18세기까지 문헌에 등장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첨성대 해시계, 수원화성과 같은 축조기술, 나전, 단청, 대목 소목장이 보여주었던 장인정신,

이렇게 역사속 숨은 보물이, 지금은 우리의 생활 뒷편으로 경시되고 묻혀 있습니다. 저는 이것들을 젊은 창조자들이 넘치는 이 시대에 적합한 형식과 수단으로, 우리 실생활에서 이어지게 만들고 싶습니다.

이것이 발전할 때, 우리 국민들이 열광할 뿐 아니라 국외에도 매력적이고 궁금한 것이 될것입니다. 그리하여 꾸며지고 만들어진 인위적인 한국의 브랜드가 아닌, 우리 역사 흐름으로부터 자연스레 이어지고 발전한,

그래서 모두가 공감하며 뿌듯해 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국가 브랜드를 만드는 데에 적극적으로 힘쓰겠습니다.

위의 세가지가 바로, 제가 디자이너로서, 만드는 사람으로써,

지금의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하여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이시간 이후, 정치 일선에 선 '디자이너 김빈'을 많이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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