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앤스타

[단독] '와병' 노태우 전 대통령, '빛과 그림자'

  • 정치 | 2015-12-19 17:28
노무현 전대통령은 1988년 제13대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퇴임 후 2년 만에 내란죄로 옥고를 치러야했고, 13년째 입·퇴원을 반복하며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천식증세로 또다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지 9일 만에 휠체어를 타고 퇴원하는 노 전 대통령./서울대병원=이덕인 기자
노무현 전대통령은 1988년 제13대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퇴임 후 2년 만에 내란죄로 옥고를 치러야했고, 13년째 입·퇴원을 반복하며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천식증세로 또다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지 9일 만에 휠체어를 타고 퇴원하는 노 전 대통령./서울대병원=이덕인 기자

[더팩트 | 오경희 기자] 한때 시절을 호령했던 노태우(83) 전 대통령의 말년은 썩 평안하지 못하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손잡고 왕좌에 올랐으나, 대가로 옥고를 치러야 했다. 그 후 10여년째, 자택에서 투병 중이다.

19일 노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천식 증세로 또다시 서울대병원 특실에 입원한 지 9일 만에 퇴원했다. 이날 <더팩트> 카메라에 포착된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이 지난 세월을 보여주는 듯했다. 외부 노출을 의식한 탓인지 휠체어에 노쇠한 몸을 의지한 채 까만 선글라스와 모자, 마스크로 얼굴을 완벽하게 가렸다.

노 전 대통령은 '군출신'이다. 대구공업중학교를 다니다 경북중학교로 전학한뒤 1950년 한국 전쟁 중 학도병으로 헌병학교에 입대했다. 1951년 육사에 11기 생도로 입학해 1955년 졸업하면서 소위로 임관했다.

'육사 11기'가 인생의 서막이었다. 전 전 대통령과 육사 11기 모임인 '하나회'를 통해 군인에서 정치인이 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1961년 5·16 당시 육사생도들의 정변 지지 시위를 주도하고, 이후 12·12 쿠데타를 일으키며 군부를 장악하는 데 함께했다.

지난 2004년 10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샤라포바와 안네 크레머의 준결승전을 관람한 뒤 차에 오르고 있다./이효균 기자
지난 2004년 10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샤라포바와 안네 크레머의 준결승전을 관람한 뒤 차에 오르고 있다./이효균 기자

1979년 12월 12일 전 전 대통령(보안사령관·박정희 시해 합동수사본부장)과 노 전 대통령(제9사단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 후 맞은 국가 권력 공백 상태에서 군부 장악을 도모했다. 두 사람을 중심으로 한 군부 내 사조직인 '하나회' 중심의 신군부 세력은 당시 실권을 쥔 계엄사령관인 정승화 육군 참모총장, 정병주 특수전사령부 사령관, 장태완 수도경비사령부 사령관 등을 체포했다.

12 ·12사태로 두 사람은 군부 권력을 장악하고 정치적인 실세로 등장했다. 이후 1980년 5월 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신군부는 5·17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사실상 장악했고, 5·17 쿠데타에 항거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강경진압했다.

전두환은 8월 22일에 육군 대장으로 예편했고, 1980년 9월 대한민국 제11대 대통령이 됐다. 그는 12대 대통령으로 연임하며 장기집권을 꿈꿨다. 하지만 민주화를 향한 국민들의 염원은 커졌고, 1987년 6월 항쟁 이후 대통령 직선제를 실시했다. 그리고 "보통 사람 믿어주세요"를 내건 노 전 대통령이 제 13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1996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재임시 뇌물을 챙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서울신문 제공
1996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재임시 뇌물을 챙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서울신문 제공

전두환이라는 그늘에 가려 그림자 역할만 했던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에 취임한 후 5공 비리 청산을 이유로 전 전 대통령을 백담사로 보내고 정치권에서 물러나게했다.

화려했던 시절은 이내 가고, 1995년 전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은 나란히 내란죄로 기소돼 죄수복을 입고 구속수감됐다. 두 사람은 당시 재판장에서 다시 두 손을 꼭 잡았다. 1997년 특별사면을 통해 구속 2년여 만에 출감했고, 노 전 대통령은 5년(2002년) 뒤 전립선암으로 수술을 받으며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13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노 전 대통령은 병마와 싸우고 있다. '인생사 새옹지마(인생사 길흉화복은 어찌될지 알 수 없다)'란 것을, 노 전 대통령은 짐작이나 했을까.

ari@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