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민지 기자] 엄동설한(嚴冬雪寒) 이다. 최근 흰 눈과 함께 매서운 추위가 갑자기 찾아왔다. 정치권은 때를 놓치지 않고 너도나도 앞다투어 '민심 잡기' 행보에 나섰다. 내년 4·13 총선을 앞두고 '표심 챙기기'에 돌입한 것이다. 김장 담그기부터 뜨끈한 식사 대접, 크리스마스 점등식 행사, SNS(사회관계망시스템) 소통 등 '밀착 스킨십'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후생관 앞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행복봉사단 주최 '소외된 계층과 함께하는 김장나눔 봉사' 행사에서 김장을 담갔다. '행복봉사단' 단원들, 새누리당 의원들과 함께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김치를 버무린다. 입에 넣어주는 김치를 받아먹고 본인도 나눠주면서 소탈한 면모를 보였다. 또한, 김 대표는 지난 3일엔 청년들과 '노동개혁 5법 통과, 희망의 종이비행기를 날리기'를 한 뒤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설렁탕'을 먹었다.
서로 제안한 '혁신'을 거부하며 '핑퐁게임'을 이어가고 있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한날한시에 '민심 잡기' 행보에 나섰다. 문 대표는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가진 '독거노인 따뜻한 겨울나기 방문'에서 직접 파란 걸레를 들고 창문도 닦고, 창문에 일명 '뽁뽁이'를 붙였다. 때로 "아이고, 이 추운 겨울 어떻게 나세요? 우리집에도 겨울 나려고 뽁뽁이 붙였어요. 투명한 뽁뽁이라 빛이 잘 들어올 거예요"라는 따뜻한 말도 건네며 독거노인들과 눈을 마주쳤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이틀간 야당의 심장부인 광주에 머물렀다. 7개 일정을 소화하면서 호남 민심 잡기에 돌입한 것이다. 특히 지난단 30일 오후에는 광주 한 포장마차에서 청년CEO와의 간담회를, 1일 오전에는 광주 남구 임암동 김치타운에서 지역 주민과 김장 담그기 행사를 진행하면서 '강철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서울 은평을에서 내리 5선을 한 '친이(친이명박)계' 좌장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일 빨간 앞치마에 위생모자를 쓰고 배식 도우미 봉사에 나섰다. 그는 "비 오는 날 복지관에서 배식 도우미를 마치고 식사합니다. 꿀맛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식사하는 사진을 직접 올렸다. 그는 3일 은평구 남산산악회원 500여 명과 함께 '빛깔찬 영양 김장축제'에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대구 수성갑에 출사표를 던지고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전 의원과 '빅매치'를 앞두고 있는 같은 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3일 '대구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 행사'에 참여했다. 김 전 지사는 대구 시민들과 함께 빨간 목도리를 두르고 합창단의 합창에 맞춰 손뼉를 치거나 악수를 나누며 대구 민심을 두드렸다.
이외에도 눈 내리는 국회 풍경 사진이나 크리스마스트리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서 소통을 강화하는 정치인들도 있다. 예산안과 5개 법안 처리로 정신없이 바빴던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국회 잔디광장 중앙에 있는 분수대가 크리스마스 트리로 바뀐 사진과 함께 "여의도 의사당의 12월 첫날, 저녁을 먹고 국회로 돌아오는 길에 크리스마스트리가 예뻐 올립니다"라고 밝혔다.
'파워트위터리안'으로 알려진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3일 "제 사무실 유리창에도 눈발이 다가와 겨울 인사를 하고 사라집니다. 나뭇가지에도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의사당 지붕 위에도 미끄러지지 않은 눈들이 쌓여 국회의 키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눈 내리는 오늘, 올해 못다 이룬 소망이 꿈으로라도 이루어지는 희망찬 하루 되십시오. 눈길 조심하시고요"라는 글을 올렸다.
'당 내홍'으로 뿔난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도 이날 만큼은 "눈이 펑펑 내립니다. 눈 깜짝할 사이 국회가 하얗게 변해버렸네요. 눈 길 안전운전하시고 보행 길도 조심하세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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