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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국감결산 ④] 증인은 '슈퍼 갑'?…'진상 짓' 눈살

  • 정치 | 2015-10-08 11:34

'피감기관·증인의 백태' 2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성상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손명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앞줄 왼쪽부터)을 비롯한 증인들이 선서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피감기관·증인의 백태' 2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성상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손명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앞줄 왼쪽부터)을 비롯한 증인들이 선서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말 많던' 19대 마지막 국정감사(이하 국감)가 8일로 막을 내렸다. 여야는 지난달 10일부터 역대 최대 규모인 708곳의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감사(추석 연휴 기간 제외)에 들어가면서 '민생·정책 국감'을 약속했다. 하지만 최종 성적표는 "역대 최악"이란 평가를 들을 정도로 초라하다. <더팩트>는 6~7일 시민사회단체에 물었다. 올 국감, 어땠나요? <편집자 주>

국감 기간마다 뛰는 국회 위에 나는 기관과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피감기관'과 '증인'들이다.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견제 및 정책 토론의 장이 돼야 할 국감에서 일부 피감기관들의 부실한 자료제출과 불량한 답변 태도 등의 문제가 어김없이 등장해 '부실 국감'에 한몫했다.

일부 피감기관은 자료 제출을 부실하게 하는 것을 뛰어넘어 '공개적으로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다. 대표적인 '문제 피감기관'으로 꼽힌 국세청은 지난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야당이 신세계 전직 임직원 명의 차명주식 1000억 원에 대한 세무조사 자료를 요구하자 '납세자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자료 제출 거부'를 일관했고, 결국은 국감 파행사태를 빚었다.

이선미 참여연대 의정감시팀 간사는 "피감기관의 자료제출 거부는 분명히 고쳐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의회가 잘못하는 점도 많지만 어쨌거나 국민을 대표로 피감기관을 향해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건데 자료를 거부하거나, 당일 또는 전날 밤 등 임박해서 준다거나 하는 태도들은 의회를 경시하는 태도다. 행정부처 사람들이 국회의원들과 국민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저보다 덜 살아서"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여 도마 위에 올랐다./임영무 기자

증인들의 불성실하고 오만한 답변 태도가 볼썽사나운 국감을 만들기도 했다.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여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저보다 오래 사셨지만, 사용자·기업가들의 생리를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하자, "저보다 세상을 덜 살아서, 사용자들에 대해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맞대응했다.

7일 야당이 '해임결의안'을 촉구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2일 열린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 국감장에서 고 이사장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향해 '공산주의자'라고 한 것에 대해 "답변하면 국감장이 뜨거워질 것"이라고 하는 등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냈고, 결국 국감 시작 1시간 만에 야당 미방위원 전원이 감사를 중지하고 퇴장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잠수' 탄 뒤 '불출석' 지난달 21일 보건복지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연락이 두절된 채 불출석 했다./문병희 기자
'잠수' 탄 뒤 '불출석' 지난달 21일 보건복지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연락이 두절된 채 불출석 했다./문병희 기자

온갖 이유를 대거나 이른바 '잠수'를 타고 불출석하는 등 '꼼수'를 부리는 증인들로 국감 고유의 권한과 기능이 훼손되기도 했다. 지난달 10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된 김문기 전 상지대 총장은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출석을 회피했다. 뿐만 아니라 '나랏일'과 '회사일'을 불출석 사유로 대며 당당하게 출석하지 않는 증인도 허다했다.

같은 날 국방부 일반증인으로 채택된 김정수 청와대 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은 "24시간 모니터링하고 보고하는 역할을 하기에 불출석하겠다"고 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1일 부른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은 '해외 출장'이라는 이유로 불출석 했고, 지난달 21일 보건복지부의 '메르스 국감' 당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연락이 두절된 채 끝내 국감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국감NGO모니터단은 보고서에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4에서 조치요구(주무장관에게 해명요구, 관계자에 대한 징계 등 요구권)를 할 수 있는데도 자료제출거부·부실·지연 등이 여전한 것은 문제"라면서 "피감기관의 입장에서는 강제력을 동원하기 전까지는 무슨 핑계를 대던지 자료제출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어서 입법권자인 국회의원이 이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팩트 | 서민지 기자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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