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이하 국감)의 전반전이 '부실 국감'이란 성적표를 받은 채 23일로 종료됐다. 국회는 추석 이후 다음 달 1일부터 8일까지 국감 후반전을 치른다. <더팩트>는 국감장의 '숨은 1㎝'를 살짝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다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거죠."
국정감사 기간 동안 국회 내 '핫 플레이스(인기 장소)'는 따로 있다. 국회 본청 1층 매점과 3층 귀빈식당 옆에 자리 잡은 카페다.
매점과 카페는 오전 8시에 맞춰 문을 연다. 22일도 어김없이 불을 켜자마자 노란색 '공무증'을 가슴팍에 단 피감기관 직원들이 한꺼번에 몰려든다. 이들은 주로 '어떤 것'에 손을 뻗을까.
◆ 전략회의 필수품, '생수·커피·사탕' 카트 행렬
아침 일찍부터 출근한 피감기관 직원들은 역시나 피곤을 달랠 수 있는 기호식품과 물, 식권 등에 관심을 가졌다. 양손 가득 초콜릿이 함류된 과자와 사탕이 든 검은 봉지를 들고 매점 문을 나선다. 점심에 먹을 식권도 미리 뭉치로 구입한다.
매점 관계자는 "생수가 가장 많이 나간다. 많게는 하루에 1200통 가량 나가기도 했다. 대량구매가 주로 많다"면서 "두 번째로는 아무래도 힘들어서 그런지 담배가 많이 나가고, 세 번째는 커피다. 요즘따라 탄산수도 많이 사 간다. 식권도 직원 식권은 평소와 같지만, 일반 식권(외부인용) 같은 경우는 평소보다 3배 가량 많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매점 관계자는 "바쁠 땐 너무 바빠서 하루에 몇 명이 오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다. 매점 밖까지 줄 서서 기다릴 정도"라면서 또다시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날 일부 직원들은 아예 카트를 끌고 와 캔커피와 생수 20병짜리를 박스채로 실고 국감장 앞 대기석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이들은 국감장 앞 대기석에 모여 저마다 '주전부리'를 잔뜩 쌓아놓고 '국감 전략 회의'에 돌입한다.
◆ 식당은 '스터디 룸'으로…국감 대비 '열공 중'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은 매점 뿐만 아니다. 아침부터 음료를 사러 온 피감기관 직원들로 가득 찬 카페는 마치 '스터디 룸'을 연상케 한다. 이들은 주로 접견실이나 귀빈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해결한 뒤 국감 자료를 잔뜩 펼쳐놓고 달콤하고 시원한 음료를 시켜 입가심을 한다. 책상 위 국감 자료엔 의원들의 질의에 대비한 참고 자료와 응답히 빼곡히 적혀 있고, 동료 직원끼리 미리 입을 맞춰 현안을 논의한다.
카페 직원은 "단체주문이 급격히 늘었다. 평상시에는 주로 점심 때만 몰리는 편인데 요즘은 아침, 점심 단위로 피크를 찍는다. 바쁘다는 말로는 설명이 안 될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아이스티와 인기메뉴 요거트 스무디가 많이 나간다. 아이스티는 보통 2통 가량을 만들어 놓는데 요즘은 하루 5~6통 정도 판매한다. 평소보다 3~4배 가량 증가했다"면서 "주로 당을 채울 수 있는 달콤한 음료들을 선호하고, 맛있는 음료를 추천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국감 시작 시간인 10시가 임박해 오자 모니터링을 위해 대기석으로 이동한 한 모(20대) 씨는 "오전 6시 30분부터 대기하고 있었다. 끼니도 때울 겸 음료를 다같이 사서 마시고 있다. 다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것 아니겠나"라면서 커피를 들어보였다. 한 씨와 마주보고 있던 동료 김 모(30대) 씨도 고개를 격하게 끄덕이며 "이거라도 먹어야죠"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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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국회=서민지 기자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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