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독(First Dog, 대통령이 직접 기르는 개)'을 우스갯소리로 '청와대 최고 실세'라고 합니다.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하기 때문이죠. 역대 대통령들은 반려견에 대한 애정이 특별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반려견에 대한 사랑이 각별합니다. 박 대통령은 30일 페이스북에 청와대 반려견인 진돗개 '희망이'와 '새롬이' 새끼들의 이름을 공모했습니다. 2013년 6월 청와대 반려견으로 등록된 '희망이'와 '새롬이'는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며 사저인 '삼성동 이웃'들이 선물한 진돗개입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전 퍼스트레이디 대행으로 있을 당시도 함께 지냈던 진돗개 '방울이'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습니다. 그는 '방울이'가 죽은 뒤에 "그 후론 마음이 아파서 강아지를 키우기가 겁이 난다. 정이 들고, 또 헤어지고, 그리고 그리움이…"라는 글을 올려 슬픈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역대 대통령들도 대부분 대통령이 되기 전 자택에서 반려견을 키우다 취임과 함께 청와대에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누구도 믿어선 안되는 자리'여서일까요? 역대 대통령들은 박 대통령처럼 주로 충성심이 강한 종으로 알려진 '진돗개'를 키웠습니다.
초대 국가 원수인 이승만 전 대통령은 애견인으로 유명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 데려온 킹찰스 스페니얼 네 마리를 키웠습니다. 1961년 3월 14일자 '동아일보'에는 '이승만 씨의 애견 극비리 하와이 망명'이라는 제목의 외신발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하와이 검역소에 갇혀 있는 개를 거의 매일 찾아가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도 반려견을 아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백구와 황구, 스피츠, 치와와 등 다양한 종류의 반려견을 키운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당시 '큰영애'였던 박 대통령이 사랑한 스피츠 '방울이'였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애지중지한 진돗개는 '송이'와 '서리'였습니다. 전 전 대통령은 두 강아지를 아껴 직접 밥을 챙기고 산책도 시켰다고 합니다. 하지만 '송이'와 '서리'는 2003년 전 전 대통령의 재산 압류 당시 경매대상으로 나왔습니다. 순종이 아니란 이유로 각각 40만 원의 감정가로 팔렸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실내에서 요크셔테리어 네 마리를 키웠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0년 선물한 풍산개 '단결'이와 '자주'를 키웠습니다. 나중에 이름을 '우리'와 '두리'로 바꾸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봉하마을에서 보더콜리 '누리'에게 애정을 쏟았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고 두 달쯤 뒤 '누리'가 집을 떠났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삽살개 '몽돌이'를 키웠습니다. 대통령 취임 후엔 진돗개 '청돌이'와 시간을 보냈고, 퇴임 후 사저로 데려갔습니다.
흔히 '왕'의 자리는 "가장 빛나지만, 가장 외롭고 힘든 자리"라고 합니다. 대통령이 '퍼스트 독'을 키우는 이유, 조건없이 주인(대통령)을 사랑하고 곁을 지켜 주기 때문은 아닐까요?
[더팩트 | 오경희 기자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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