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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 국감 전야] "의원실서 먹고 자고, '지옥'이에요"

  • 정치 | 2015-08-27 12:05

'국감 준비, 본격 돌입' 최근 각 의원실 보좌진들은 다음 달 10일부터 23일까지, 10월 1일부터 8일까지 치를 예정인 국정감사 준비에 한창이다./국회=서민지 기자
'국감 준비, 본격 돌입' 최근 각 의원실 보좌진들은 다음 달 10일부터 23일까지, 10월 1일부터 8일까지 치를 예정인 국정감사 준비에 한창이다./국회=서민지 기자

의정활동의 '꽃'인 국정감사(이하 국감)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요즘 의원보다 더 눈코 뜰 새없이 바쁜 이들이 있다. 바로 금배지를 그림자처럼 수행하는 보좌진들이다. 올해 국감은 추석 연휴 전후인 다음 달 10일부터 23일까지, 10월 1일부터 8일까지 나눠 치른다. 국감을 보름 앞둔 26일, '국감을 맞이하는 보좌진들의 자세'를 살펴봤다.<편집자 주>

"매해 (국감을 준비)해도, 매해 죽을 맛이에요."

재선 국회의원의 보좌관 50대 A 씨는 하루하루 '24시간'이 모자라다. 의원실 벽 시곗바늘 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아, 또 지옥의 시간이 돌아왔다….' 해마다 돌아오는 '국정감사철'인데 막상 준비하려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뻐근하다.

이날 오후 7시. 국회 의원회관 밖으로 여러 불빛이 새어 나온다. 몇몇 의원실의 업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열평 남짓한 공간의 모 의원실은 국감 준비 열기로 뜨겁다. '모시는(보좌하는) 주군(의원)'이 초선이자 비례대표이기 때문에 다른 의원실 보다 배는 열심히 준비할 수밖에 없다.

'국감 목록'을 짜고 있던 B 보좌관은 "국회 밥 먹은 지 좀 됐는데도, 해마다 (국감 준비를) 해도 해도 힘들고 지친다"면서 "호사가들은 국회 의원실을 '신의 직장'이라고 비아냥거리지만, 실제론 3D(더럽고 Dirty, 힘들고 Difficult, 위험한 Dangerous) 직업"이라고 말한다. 그는 "농담"이라면서 애써 웃는다.

"이번 추석 휴가는 포기" 이번 국감은 추석연휴를 사이에 두고 '분리 실시'하기로 하면서 보좌관들은 휴가를 '자동 반납'하게 됐다. 의원실 보좌관의 자리 주변에는 서류가 가득 쌓여 있다./국회=서민지 기자

국감 기간 동안 보좌진들은 의원실에서 '의식주'를 해결한다. 간단한 세면은 의원회관 화장실을 이용하고, 배달 음식을 시켜먹거나, 책상에 엎드려 쪽잠을 잔다. '칼퇴(정시 퇴근)'는 엄두도 못 낸다.

'노동개혁'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번 국감의 최대 격전지인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실의 C 보좌관은 "아이가 어려서 일찍 퇴근하는 편인데 이번 주부터 밤 11시 전에 들어가 본 적이 없다"며 "국감 때까지 쭉 철야 업무를 할 예정"이라고 한숨을 내쉰다.

보좌진들은 '추석 휴가'도 반납해야 할 신세다. 여야는 이번 국감을 추석 연휴를 사이에 두고 '분리 실시'하기로 했다.

해마다 굵직한 이슈를 부른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실의 D 보좌관은 "사실상 추석 연휴란 우리에게 없다고 본다. 다들 포기 상태"라고 넋두리를 한다.

그는 장난스레 유리창 밖으로 '국감 자료'를 집어던지는 시늉을 하며, 옆에 있던 후배 비서관에게 "너 의원실에서 살 거지(네가 나 대신 좀 더 일할 거지)?"라고 묻는다. 돌아온 후배의 답은 "아니요. 저 집에서 절대 안 나올 건데요"라고 되받아친다. 이들의 농담 섞인 대화에서 고충이 고스란히 피부에 와 닿는다.

'오늘도 밤샘 근무' 의원실 안 보좌진들이 서류를 챙기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국회=서민지 기자
'오늘도 밤샘 근무' 의원실 안 보좌진들이 서류를 챙기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국회=서민지 기자

게다가 올해는 국감에 '내년 총선'까지 겹쳤다. 정치권은 국감 후 곧바로 '총선 체제'로 전환하기 때문에 보좌진들은 사실상 '마지막 연휴'를 통째로 날린다.

안전행정위원회, 정보위원회, 예결위원회 소속 의원실의 E 보좌관도 "지금 한창 준비하고 있다. 지역구도 챙겨야 하고 소속 상임위가 여러 개다 보니 업무를 동시에 소화해야 해 정신이 없다"면서 "힘들긴 하지만 의원한테 보좌 받으러 온 거 아니지 않나. 의원을 돌보는 건 우리의 의무"라고 위안을 삼는다.

298개의 금배지를 '모시는(?)' 보좌진들은 오늘도 '밤샘 근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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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오경희·서민지 기자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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