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소장파는 어디로 갔나'
2016년을 향한 여의도의 '총선 시계'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 대체로 정치권 주변에서는 내년도 총선 분위기가 올 가을 정기국회 직후에나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4·29 재보선의 패배로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일어났던 '대표 책임론'이 '총선 공천권 논란'으로 옮겨붙으면서 가속도가 붙고 있다.
더구나 새누리당 내에서도 스타급 인사들의 지역구 출마 이야기가 가시화되면서 정치권 전체가 총선 정국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현재 새누리당은 무상급식 논란으로 시장직에서 물러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비강남 출마론'이 화제가 되면서 출마예상 지역이 안철수 의원의 지역구인 노원병이나 김한길 전 대표 지역구인 광진갑 등이 나돌아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SNS상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조국 교수가 새누리당이 얼굴이 알려진 인사들을 당선이 쉬운 지역이 아닌 강한 상대와 맞붙게 해서 국민적 관심을 높이는 것에 대해 새정치연합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해 공천권을 놓고 호남기득권 세력에 대한 혁신이 필요함을 간접적으로 주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얼마 전 사퇴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경우도 '종로 출마설', '과천의왕 출마설' 등이 떠돌아다녀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 외에도 새누리당은 21일 당 정책위원회 주도로 이른바 '새줌마('새누리당+아줌마'의 합성어) 정책투어'를 필두로 민생 현장방문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총선기획단을 조기 출범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내홍에 시달리는 새정치연합보다는 체계적으로 총선 준비에 한 발 앞서나가는 상황이다.
그러나 당의 빠른 총선 실행력이 일면 청와대를 긴장시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이미 공무원연금 처리와 관련해 당청간 불협화음이 한 차례 있었던 터라 정국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청와대 역시 국민의 시선을 사로잡는 50대 총리 발탁, 통일 이슈 등의 카드를 계속 내놓고 있기때문이다.
역대 정부에 비해 국정 3년차에 이르도록 한 일이 별로 없는 박근혜 정부가 또다시 '2016 총선 승리'라는 꽃다발을 노력도 하지 않고 받게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와 함께 '야당 무능력론'에 대한 비판 역시 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새정치연합은 4·29 재보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을 가라앉히면서 친노-비노로 얼룩져 있는 당내 분위기를 당 개혁과 공천권 혁신을 통해 극복하려는 '혁신위원회' 카드를 빼들었지만 '혁신위원장' 선임이 우왕좌왕 하면서 모양새를 구기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에도 이상돈 비대위원장을 영입하려 했다 논란만 키우고 유야무야된 사례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 수순을 밟아가는 것 같다.
'호랑이 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는 속담이 있지만, 새정치연합에는 이 말이 무색하다. 무거운 돌덩이를 무한 반복으로 나르는 '시지프스의 벌'을 받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안타까움이 들 뿐이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새정치연합, 청와대 3자의 긴장관계 득실을 따져본다면 승리자는 당연 새누리당이다. 정국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가 무척이나 유연하다. 기다릴 줄도 알고 치고 나갈 줄도 안다. 3등은 물론 청와대다. '지는 해'이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중지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새정치연합은 그래도 2등은 한다. '집권 가능성'이란 잠재력을 갖고 있는 130여석의 유일한 거대 야당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쩌면 이 점이 새정치연합을 더욱 더 깊은 늪으로 빠지게 하는 핵심적 요인이 아닌가 싶다. 이미 외부에서는 새정치연합 내에 소장파 개혁적 의원들은 어디 갔나하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은영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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