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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희의 P-STORY] '신당'의 메인 메뉴로는 '짬짜면'이 좋다

  • 정치 | 2015-01-14 10:06

신당 창당은 순항할까. 12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국민모임 제1차 서울 대토론회 '새로운 정치세력, 왜 필요한가?'에서 토론자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신당 창당은 순항할까. 12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국민모임 제1차 서울 대토론회 '새로운 정치세력, 왜 필요한가?'에서 토론자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더팩트 ㅣ 오경희 기자] 짬뽕이냐, 짜장면이냐. 서민의 영원한 난제다. 짬뽕을 먹고 나면 짜장 맛이 생각나고, 짜장면을 한 그릇 비우면 얼큰한 짬뽕 국물이 당긴다. 주문하고 뒤돌아서면 곧 후회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있다. 바로 '짬짜면'이다.

왤까. 최근 신당 추진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짬짜면' 얘기가 나왔다. '국민모임(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모임)'은 12일 첫 대국민 토론회를 열어 신당 창당의 필요성을 함께 얘기했다.

화두는 신당의 정체성이었다. 국민모임은 각계각층의 진보 성향 인사들이 진보적 대중 정치 복원과 정권교체를 위해 신당을 추진하는 모임이다. 이는 곧 진보정당의 재편을 의미한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과 진보세력 재편을 주도하려던 정의당의 계산이 복잡해졌다. 신당으로선 가치·노선 정립 문제가 핵심 과제다.

자칫 인물 중심 세력 재편으로 흐를 우려도 나온다. 최근 정동영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당을 떠나 신당 추진 움직임에 합류했다. 국민모임에 동력이 붙었다. 하지만 일각에서 신당의 주체가 정동영 전 고문으로 비치면서 뒷말도 나오고 있다.

이유는 지난 경험 때문이다. 새 정치를 내건 '안철수 신당'은 지난해 3월 민주당과 통합해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창당했다. 당시 양 진영은 "'새정치민주연합'이란 당명은 '새정치'라는 시대의 요구와 '민주당'이라는 역사와 전통을 한데 묶어내는 미래지향적이고 시대통합적인 정신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동영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당을 떠나 신당 추진 움직임에 합류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정 전 고문./임영무 기자
최근 정동영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당을 떠나 신당 추진 움직임에 합류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정 전 고문./임영무 기자

하지만 통합 신당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잇따른 인사 실패와 세월호 참사 이후의 미숙한 정부 대응, '정윤회 문건' 파문 등 박근혜 정부를 향한 민심은 싸늘한데, 새정치연합의 지지율(리얼미터 기준)은 지난 3개월간 20%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40%대를 기록한 새누리당의 딱 절반 수준이다.

신당에 참여한 이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서민과 중산층이 아닌 '중상층(中上層)'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새누리당 따라하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야권 교체의 명분이다. 야권 재편 움직임은 30년 가까이 내려온 분열과 통합의 야당사와 맞닿아 있다. '짬짜면론'은 이 대목에서 나온다.

이시백 소설가는 토론회에서 "새누리당은 짬뽕에도 짜장면을 말아먹는다"면서 "'짬뽕이냐, 짜장면이냐'가 무엇이 중요하냐. 나는 짬짜면을 먹겠다"라고 외쳐 장내 분위기를 달궜다. 보수에도 여러 갈래가 있지만 새누리당 안에선 공존이 가능한 반면 진보는 여러 갈래로 흩어지며 합치는 과정을 반복해왔다는 뜻으로 들렸다. 다르게 말하면, 실패를 거듭했다는 얘기다.

짬짜면이 갖는 상징성은 '화합과 상생', 다양성의 공존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에게 '새 정치'라는 명분만 있고, 식상한 밥상을 차린다면 '또다시 창당'이라는 오점을 남길 수밖에 없다. 분열과 통합의 역사를 반복해온 진보에 필요한 것은, 사사건건 대립하는 정치권에 필요한 것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짬짜면' 같은 정치가 아닐까. 이념과 노선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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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동영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당을 떠나 신당 추진 움직임에 합류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정 전 고문./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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