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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맞수] 문재인 vs 박지원, 엇갈린 운명

  • 정치 | 2015-01-02 11:49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대표 경선 출마에 나선 문재인(왼쪽) 의원과 박지원 의원은 새해 첫날 텃밭인 광주를 찾아 기싸움을 벌였다./더팩트DB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대표 경선 출마에 나선 문재인(왼쪽) 의원과 박지원 의원은 새해 첫날 텃밭인 광주를 찾아 기싸움을 벌였다./더팩트DB

[더팩트 ㅣ 오경희 기자] '문재인 대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대표 경선 대결 구도다. 문재인·박지원 의원은 새해 첫날, 텃밭인 광주를 찾아 "당명을 되찾겠다"며 기싸움을 벌였다.

두 사람은 각각 '강한 야당'과 '이기는 정당'을 내걸 만큼 당권을 향한 의지가 강하다. 두 사람 모두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으나 '운명'은 달랐다.

누가 됐건 당 대표로 당선되면 앞으로 2년간 당을 맡아야 한다. '위기의 새정치연합을 어떻게 추스르고 혁신하는가'의 실험대에 오르는 것이다. 이 결과에 따라 정치적 미래가 좌우된다.

당 대표 선거는 다음 달 2일이다. 두 사람 가운데 누가 새정치연합의 미래를 짊어질까.

◆ 호남 대 영남

박지원(왼쪽 원 안) 의원과 문재인 의원은 각각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다./박지원 미니홈피·문재인 페이스북
박지원(왼쪽 원 안) 의원과 문재인 의원은 각각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다./박지원 미니홈피·문재인 페이스북

박 의원은 '호남', 문 의원은 '영남' 출신이다.

1942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난 박 의원은 목포 문태고와 단국대 상학과를 나왔으며 미국으로 건너간 뒤에는 사업가로 성공해 1980년 한인회 회장에 올랐다.

박 의원은 망명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1987년 김 전 대통령이 귀국하자 영주권을 버리고 함께 귀국해 정계에 발을 디뎠다.

문 의원은 1953년 경남 거제 출신으로 부산 남항초등학교, 경남중학교, 경남고를 졸업하고 1972년 경희대학교 법대에 입학했다. 1978년 육군 병장(특전사령부 제1공수 특전여단) 만기 제대 후 1980년 경희대 법대를 졸업했다.

경희대 22회 사법시험(1980년)에 합격한 뒤 1982년 부산에서 '노무현·문재인 합동법률사무소'를 계기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 김대중 대 노무현

2011년 12월, 박 의원은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로 유력했으나 손학규 대표가 친노(친노무현) 세력과 통합을 추진했고, 문 의원이 민주통합당을 창당해 복귀한다./YTN 뉴스 화면 갈무리
2011년 12월, 박 의원은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로 유력했으나 손학규 대표가 친노(친노무현) 세력과 통합을 추진했고, 문 의원이 민주통합당을 창당해 복귀한다./YTN 뉴스 화면 갈무리

두 사람은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 문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초 공보수석과 민정수석을 지냈고, 임기를 마칠 때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다.

두 사람의 운명은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엇갈린다. 박 의원은 참여정부가 출범한 후 대북 송금특검이 실시되면서 구속되고 복역했다. 이때 청와대 민정수석이 문 의원이었다.

박 의원은 정권 말기인 2007년 정계에 복귀했지만 민주당의 호남지역 공천 개혁으로 공천을 받지 못했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18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2008년 8월 민주당에 복당했고,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를 지내며 당내 기반을 다져왔다.

2011년 12월, 두 사람은 불편한(?) 관계에 놓인다. 당시 박 의원은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로 유력했으나 손학규 대표가 친노(친노무현) 세력과 통합을 추진했고, 문 의원이 민주통합당을 창당해 복귀한다. 이후 문 의원은 2012년 대선 후보로 나섰으나 정권 창출에 실패했다.

◆ 대권 '동상 이몽'

문 의원(왼쪽 두 번째)은 '당권-대권' 통합을, 박 의원(오른쪽 두 번째)은 분리를 주장한다./더팩트DB
문 의원(왼쪽 두 번째)은 '당권-대권' 통합을, 박 의원(오른쪽 두 번째)은 분리를 주장한다./더팩트DB

문 의원과 박 의원은 대권·당권 분리에 대해서 정반대의 주장을 폈다.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 28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저는 정권을 다시 찾는 일 외에는 어떠한 사심(私心)도 없다"면서 "우리 당의 대선주자들이 국민의 지지를 얻어 화려하게 꽃피울 수 있도록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당권과 대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문 의원은 줄곧 "다음 대선을 접어놓고, 우선 당부터 살려놓고 봐야 한다. 그래야 다음 총선, 대선 때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역으로 당권-대권 '통합론'을 주장해 왔다.

다만, 그는 지난해 12월 29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당을 살리는데 실패하면 정치인 문재인의 시대적 역할은 거기서 끝이라는 각오로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다"며 "당 대표가 되면 저는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한편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9일 전당대회 경선 룰을 의결했다. 선거인단 구성비율은 대의원 45%와 권리당원 30%, 일반당원(10%)·국민(15%) 25%로 정했다. 당 안팎에선 당심은 박 의원, 민심은 문 의원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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