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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궁합 ③] '오랜 친구' 박근혜-시진핑, '북핵 불용' 손발 맞을까

  • 정치 | 2014-07-01 08:48

'궁합(宮合).' 사전적으로는 남녀의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점이다. 성격·성향 등 궁합이 잘 맞으면 행복한 가정을 이루지만, 상극이면 남남으로 갈라선다. 대한민국 국정을 이끄는 정치인들의 궁합이 중요한 이유다. 한 지붕 아래 함께 살림을 꾸려야 하는 당 지도부 간, 대척점에 섰다 때론 머리를 맞대야 하는 여야 대표 간 등의 호흡에 국민들의 '안녕'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스포츠서울닷컴>은 '여의도 궁합' 기획 시리즈를 다룬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3일과 4일 이틀간 방한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서로를 '오랜 친구'로 부르는 두 사람이 어떤 궁합으로 북한의 비핵화 등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3월 23일(현지시각)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전 헤이그의 한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는 박 대통령과 시 주석. /청와대 페이스북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3일과 4일 이틀간 방한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서로를 '오랜 친구'로 부르는 두 사람이 어떤 궁합으로 북한의 비핵화 등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3월 23일(현지시각)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전 헤이그의 한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는 박 대통령과 시 주석. /청와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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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고수정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3일과 4일 이틀간 방한한다. 그가 취임 후 처음으로 방한한다는 점과 중국 최고지도자가 혈맹국인 북한을 한국보다 먼저 방문하는 '관례'를 깼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라고 평가된다. 그동안 시 주석은 제3국과 연계지으며 20개국을 방문했지만, 이번 방한은 '첫' 단독 방문이라는 것에서도 이례적이다.

그만큼 외교·경제적으로 양국 관계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방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시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2월 25일 취임 후 가장 많이 만난(다섯 번째) 해외 정상이다. 박 대통령은 역대 어느 때보다 우호적인 양국 관계를 최대한 활용해 한국과 중국이 2008년 맺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서로를 '오랜 친구'로 부르는 양국 정상 박근혜 대통령과 시 주석의 인연과 궁합, 향후 과제가 주목되고 있다.

◆ 닮은꼴 성장기 '대화 친구'…최상의 궁합 보여

두 사람은 2005년 당시 저장성 서기로 서울에 온 시 주석이 새마을 운동에 관심을 보이자 박 대통령이 자료와 책을 보내준 것으로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이자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였던 박 대통령이 지방 일정까지 취소하며 시 주석을 만나러 와 시 주석은 '과분한 환대'를 받았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지난해 6월 방중한 박 대통령을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고 부른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두 사람은 정치 명망가 자제로 태어났지만, 시련을 겪은 성장 배경도 비슷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아버지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9년 10월 26일 피격된 이후 18년간 칩거 생활을 했고 시 주석도 아버지 시중쉰 전 중국 부총리가 1962년 반당 집단으로 몰려 숙청된 이후 7년 동안 은둔 생활을 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초 취임해 5년간 임기를 함께 하는 것도 닮은꼴이다.

작심한 말은 다른 사정 보지 않고 모두 하는 성격도 닮아 10년 가까이 쌓아온 개인적 유대감이 최상의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두 사람은 지난해 첫 정상회담에서 30분 예정이었던 오찬을 2시간이나 넘겼고, 지금도 만났다 하면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기곤 한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 사이의 남다른 신뢰가 양국 관계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을 정도로 두 사람은 '궁합'이 잘 맞는다.

◆ 한 손엔 '북핵' 한 손엔 'FTA'…중요 과제 산적

이러한 두 사람이 3일 열리는 정상회담 및 업무 만찬에서 '북핵 불용' 재확인과 한중 FTA 등 경제 협력 방안 논의 등의 과제를 손발을 맞춰 해결할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

양 정상은 북한의 지속되는 미사일 발사 등 무력 도발과 핵 실험 강행 위협에 대해 긴밀한 공조를 하고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하는 공동 대응 방침을 거듭 확인할 전망이다. 북한은 시 주석의 방한 소식을 듣고 지난달 29일 새벽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를 두고 중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 대통령은 대북정책의 평화적이고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이고, 시 주석은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 불인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우리 측에 북한의 4차 핵실험 강행을 저지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때 양 정상이 '연내 타결'을 합의했지만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한중 FTA 협상의 후속 조치 합의도 과제다. 양국은 현재 정상회담 이후 채택할 공동성명에서 한중 FTA 협상과 관련된 문구를 삽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 FTA는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 연간 35억 달러(관세 철폐율 99% 기준) 증가라는 경제적 유인 외에 독특한 정치적 지위를 갖고 있다. 박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이미 참여 의사를 표명한 만큼 시 주석은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이번 방한 기간 보다 적극적으로 FTA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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