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배정한 기자] 코로나19 정국 속에서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는 거대 여당을 탄생시키며 막을 내렸다. 그 후 지역구 84석 확보에 그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당 재건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지만 진통을 겪고 있다. 심재철 원내대표가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을 내려놓은 황교안 대표의 빈자리를 김종인 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대체하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고 있지만 영남권 다선 의원들의 당권 장악을 위한 비대위 체제 반대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28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비대위원장의 임기 제한을 없애기 위한 당헌 개정안을 발의하고 이를 의결하려 했지만 정원 45명 중 과반에 못 미치는 17명만 참석해 상임전국위원회 자체가 불발됐다. 하지만 이후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의 임명안이 통과되면서 반쪽 비대위 체제가 진행되는듯했으나 제한된 임기의 비대위원장직을 김 전 선대위원장 측에서 거절을 하며 끝내 무산됐다.
'선거의 달인'이라고 불리며 총선과 대선에 등장하는 김종인 전 선대위원장, 정치인들이 애간장을 태우며 그의 영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전 선대위원장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 체제를 가동한 한나라당에 구원투수로 나서 당시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던 박근혜 의원과 함께 비대위원으로 활동했다. 새누리당으로 간판을 바꾼 뒤 의석수 과반 확보를 이끌어내며 총선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후 총선 승리의 탄력을 받아 그해 12월에 치러진 18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청와대로 보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보수정당에서 다양한 활약을 보인 김 전 선대위원장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진보정당의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수락했다. 보수의 아이콘이었던 김 전 선대위원장은 많은 우여곡절 끝에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이끌었다.
같은해 말 세월호 참사로 촉발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등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도 일조했다. 이후 비어 있는 청와대에 입성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대선 출마 선언을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7일 만에 뜻을 접었다. 결국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며 10년 만에 정권이 바뀌었다.
한동안 존재감 없이 지내던 김 위원장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권심판론'을 앞세운 미래통합당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며 다시 보수정당으로 돌아갔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손을 잡은 김 위원장은 한때는 적이었던 국회의원 후보들의 지원유세를 돌며 거대 야당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총선이 끝나고 김 전 선대위원장은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총선 참패를 수습하고 2년 뒤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미래통합당은 또 다시 김 전 선대위원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선거의 달인'과 '선거기술자'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붙는 프로 정치인 김 전 선대위원장의 선택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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